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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에서 생선 요리를 먹으려면 갈치조림 식당, 옥돔구이 식당을 따로 찾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서귀포 중문의 동도원에서 고등어조림·옥돔구이·해물뚝배기를 한 상에서 다 먹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거기다 반찬 하나하나가 집밥 수준으로 맛있어서, 식사를 마치고도 한동안 그 맛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반찬 구성, 종류만 많으면 뭐 하나 싶었는데
한정식(韓定食)이란 미리 정해진 상차림 전체를 한꺼번에 내어놓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메뉴판에서 골라 먹는 게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밥·반찬·메인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지는 형태입니다.
동도원도 이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1인 18,000원에 다양한 반찬과 메인 생선 요리가 함께 나오는 구성입니다.
반찬이 많이 나오는 식당에서 실망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릇 수는 많은데 막상 먹어보면 간이 비슷비슷하거나, 몇 가지는 손을 잘 안 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상이 차려졌을 때도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콩나물, 깻잎 양념무침, 각종 채소 무침을 하나씩 먹어보니 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나물 반찬들은 간이 세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었고,
무침 쪽은 새콤하거나 달큰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젓가락이 자꾸 반찬 쪽으로 향해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이미 밥을 꽤 먹어버렸을 정도였습니다.
엄마도 반찬이 맛있다며 계속 드셨습니다.
나물류를 즐기시는 분이라 고사리와 시금치나물에 특히 손이 많이 가셨는데,
식사 내내 반찬을 리필하셨을 만큼 만족해하셨습니다.
부모님과 여행할 때 가장 안심이 되는 순간이 바로 이럴 때입니다. 메인 요리보다 찬이 맛있는 식당은 왠지 믿음이 갑니다.
고등어조림, 양념 국물까지 밥에 끼얹게 되는 맛
고등어조림은 생선을 간장·고춧가루·마늘·생강 등의 양념에 조려내는 요리로, 조림(煮林) 방식이란 재료를 양념 국물에 넣고 뭉근하게 졸여 맛을 배게 하는 조리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가 함께 들어가면 생선 비린내를 잡아주고 양념을 흡수해 반찬으로서 별도의 역할을 합니다.
저는 생선조림을 먹을 때 양념 맛을 꽤 중요하게 봅니다.
너무 달거나 너무 짜면 생선 고유의 풍미가 묻혀버리거든요.
이곳의 고등어조림은 그 균형이 잘 잡혀 있었습니다.
붉은 양념이 고등어 살에 고루 배어 있었고,
무는 조림 국물을 흠뻑 머금고 있어서 생선보다 먼저 없어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조림에서 무를 이렇게 맛있게 먹은 게 오랜만이었거든요.
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고등어조림까지 맛있으니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밥을 추가해서 양념 국물까지 끼얹어 먹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밥을 말아먹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 식당은 다음에 또 오게 됩니다.
옥돔구이와 해물뚝배기, 한 상에서 구이·조림·탕을 다
옥돔(屋突魚)은 제주 대표 어종으로, 흰 살 생선 특유의 담백함과 얕은 단맛이 특징입니다.
구이(炙) 방식으로 조리하면 표면은 노릇하게 익고 속살은 촉촉하게 유지되는데, 이 방식을 직화구이라고 합니다.
직화구이란 불꽃이나 열원이 재료에 직접 닿아 표면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을 일으키는 조리법입니다.
쉽게 말해 겉이 노릇하게 구워지면서 풍미가 올라오는 현상입니다.
제 경우엔 양념 맛이 강한 고등어조림을 먹다가 옥돔구이를 번갈아 먹으니 입이 한 번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리법의 생선 요리를 함께 낸다는 게 동도원 정식의 가장 영리한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맛이 계속되면 후반부에 질리기 쉬운데, 구이와 조림을 번갈아 먹으니 끝까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해물뚝배기는 뜨거운 뚝배기에 게와 조개류 등 해산물을 넣고 끓인 국물 요리입니다.
뚝배기(earthenware pot)는 열 보존력이 높아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온도가 유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곁들이니 반찬과 생선 요리를 먹는 사이사이 입을 개운하게 해 주었습니다.
제주 해산물을 주재료로 쓴다는 점에서 지역성도 있었고요.
동도원 정식 구성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고등어조림 — 양념이 진하고 무가 함께 들어가는 조림 요리
- 옥돔구이 — 제주 대표 흰 살 생선을 직화로 구운 담백한 요리
- 해물뚝배기 — 게·조개류 등 해산물을 넣고 끓인 뜨거운 국물 요리
- 나물·채소 반찬 다수 — 고사리, 시금치, 콩나물, 깻잎무침 등
- 비빔밥 그릇 별도 제공 — 요청 시 나물을 비벼 먹을 수 있음
제주 여행 중 갈치조림은 저기서, 옥돔은 또 다른 식당에서 따로 먹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 방식도 맞지만, 저처럼 하루에 한 끼로 여러 종류의 제주 생선 요리를 경험하고 싶은 경우라면 동도원 같은 정식 구성이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식당 정보와 식사 후 주변 산책
동도원은 예전에는 제주공항 근처 연동에서 운영했지만,
현재는 서귀포시 이어도로 189로 이전해 영업하고 있습니다.
중문 대포동 일대에 위치하며, 중문관광단지와 멀지 않아 관광 일정과 함께 들르기 좋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운영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는 18,000원입니다.
방문 전에 가격과 영업시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이어도로 189
- 전화: 064-738-2201
-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라스트오더 오후 8시)
- 가격: 1인 18,000원, 2인 이상 인원수대로 주문
- 주차: 식당 앞 무료 주차 가능
식사를 마치고 바로 차에 올라타지 않고 잠깐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건물 앞쪽에 제주 특유의 현무암 돌담과 그 틈에 자라는 다육식물이 있었는데,
작은 식물들이 무더기로 모여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잠깐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제주의 현무암(玄武岩) 틈에 수분이 고여 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다육식물이 돌 사이에서 자라는 광경을 제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큰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밥을 먹고 5분이라도 바람을 쐬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특히 엄마와 함께라면 식후에 잠깐 걷는 시간이 식사 자체만큼 좋은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도원 혼자 가도 되나요, 2인 이상만 되나요?
A. 동도원은 정식을 2인 이상부터 인원수대로 주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1인 단독 방문이 가능한지는 식당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1인 여행객의 경우 방문 전 전화로 확인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반찬 리필이 되나요?
A.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지는 제가 방문했을 때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반찬이 충분히 푸짐하게 나와서 리필을 요청할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추가 반찬이 꼭 필요하다면 식당 직원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Q. 비빔밥 그릇은 어떻게 받나요?
A. 식당 벽에 '비빔밥 그릇 필요하신 분은 말씀하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나물 반찬이 다양하게 나오는 만큼, 직원에게 요청하면 별도 그릇을 가져다주는 방식입니다. 반찬을 비벼 먹으면 또 다른 한 끼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Q. 중문에서 동도원까지 이동하기 어렵지 않나요?
A.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기준으로 차량 5~10분 거리입니다. 식당 앞에 무료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렌터카 여행객이라면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으니 내비게이션으로 미리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제주 동도원은 저에게 '반찬까지 맛있었던 한정식집'으로 기억되는 곳입니다.
메인 요리인 고등어조림·옥돔구이·해물뚝배기가 조림, 구이, 탕 세 가지 조리법으로 나뉘어 있어 한 상에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었고, 나물 반찬들도 하나하나 손이 갈 만큼 정성스러웠습니다.
제주 여행 중 생선 요리를 한 번에 맛보고 싶거나,
부모님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식을 찾는다면 고려해볼 만한 곳입니다.
다만 가격이나 메뉴 구성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064-738-2201로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