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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삿포로 겨울 여행(홋카이도 구 본청사, 맥주 박물관, 모이와산 야경)

트립 루트500 2026. 10. 9. 23:52

목차


    겨울의 홋카이도는 역시 눈이었다.

    삿포로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도로와 건물, 나무 위에 두껍게 쌓인 눈이었다. 도시 전체가 하얗게 덮여 있었지만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거리를 오갔다. 눈이 낯선 여행객에게는 길을 걷는 것조차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이번 삿포로 여행은 하루 동안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홋카이도 구 본청사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오도리공원의 일루미네이션과 모이와산 야경까지 감상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겨울 삿포로에서 보고 싶었던 풍경을 꽤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눈 덮인 붉은 벽돌 건물, 홋카이도 구 본청사

    삿포로 시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물 중 하나는 홋카이도 구 본 청사였다. 일본어로는 아카렌가 청사라고 부르는데, 건물도 멋있었지만 내 눈길을 더 끈 건 주변 정원이었다.

    나무마다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고, 정원에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짚 구조물도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독특한 겨울 장식인 줄 알았는데, 눈의 무게로 나뭇가지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통적인 보호 방식이라고 한다.

     

    높은 현대식 건물 사이에 붉은 벽돌 청사가 자리하고 있어 풍경이 더욱 특별했다. 오래된 건축물과 현대적인 도시가 한 장면에 들어오는 모습이 삿포로다운 느낌이었다.

    정원 길에도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도 추위가 느껴졌다. 그래도 이렇게 눈이 가득한 곳에서 사진을 찍을 기회가 흔하지 않으니 몇 장이고 남기게 됐다.

    겨울에 방문한다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예쁜 눈길도 실제로 걸어보면 꽤 조심스럽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오래된 벽돌 건물 속 맥주 이야기

    삿포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맥주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일본 맥주 산업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맥주 제조의 역사와 브랜드의 변화, 옛 광고와 제조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 벽돌 건물과 높은 굴뚝이었다. 눈이 쌓인 건물 앞에는 삿포로 맥주를 상징하는 별 모양 장식도 보였다.

     

    내부에는 오래된 맥주 제조 설비와 역사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커다란 구리색 설비는 크기부터 압도적이었다. 평소에는 맥주를 마실 때 제조 과정까지 생각해 볼 일이 거의 없는데, 이런 설비를 직접 보니 맥주 한 잔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옛날 광고 포스터도 재미있었다. 광고 속 인물의 옷차림이나 그림체가 지금과 달라서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맥주병과 라벨 디자인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박물관 구경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맥주 시음이었다.

    삿포로 클래식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함께 먹었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오래된 공장 건물의 분위기와 전시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산업과 역사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할 만한 장소다.

    삿포로에서 먹은 따뜻한 수프카레

    겨울 삿포로에서 먹은 음식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수프카레다.

    수프카레는 삿포로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걸쭉한 카레와는 다르다. 국물처럼 묽은 카레에 큼직한 채소와 고기 등을 넣고, 밥을 따로 곁들여 먹는 방식이다.

    수프카레에는 여러 가지 채소가 큼직하게 담겨 있었다. 재료를 잘게 썰지 않아 모양과 색깔이 그대로 살아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삿포로는 겨울에 기온이 낮고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다. 추운 날씨에 돌아다니다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으니 겨울 여행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프카레는 가게마다 국물의 농도와 향신료, 매운맛이 다르다고 한다. 삿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라멘이나 해산물뿐 아니라 수프카레도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오도리공원 일루미네이션과 삿포로 TV타워

    해가 지고 나니 삿포로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낮에는 하얀 눈이 가장 먼저 보였다면, 저녁에는 거리 곳곳의 조명이 눈 위로 반사되면서 도시가 한층 화려해졌다.

    오도리공원에서는 겨울 일루미네이션을 볼 수 있었다. 반짝이는 조명과 커다란 트리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뒤로 삿포로 TV타워가 우뚝 솟아 있었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와 붉게 빛나는 TV타워를 한 화면에 담으니 겨울 삿포로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오도리공원의 일루미네이션은 겨울 삿포로의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다만 매년 행사 기간과 설치 구역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행 전에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모이와산 케이블카를 타고 삿포로 야경 보러 가기

    일루미네이션을 구경한 뒤에는 모이와산으로 향했다.

    모이와산은 삿포로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야경 명소다. 해발 약 531m의 산으로, 로프웨이와 미니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산기슭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중간역까지 이동한 뒤, 다시 미니 케이블카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케이블카를 타러 갔을 때는 아이누족 관련 전시도 볼 수 있었다.

    아이누족은 홋카이도를 비롯한 일본 북부 지역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원주민이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 전통 공예를 이어온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에는 독특한 문양이 들어간 전통 의상과 생활용품, 공예품 등이 놓여 있었다. 옷에 새겨진 무늬와 나무로 만든 물건들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야경을 보러 온 곳이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전시까지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삿포로 시내의 불빛이 점점 멀어졌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수많은 불빛으로 가득했다.

     

    다만 이날은 날씨가 맑지 않았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멀리 있는 건물들은 흐릿했고, 도시 위로 뿌연 안개 같은 것이 내려앉아 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선명한 야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눈 쌓인 산 위에서 바라본 삿포로의 밤도 충분히 기억에 남았다.

    겨울에는 산 위가 시내보다 더 춥고 바람도 강할 수 있다. 모이와산 야경을 보러 간다면 장갑과 목도리,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좋겠다.

    스스키노의 밤, 커다란 닛카 위스키 간판

    삿포로의 밤거리를 떠올리면 스스키노도 빠질 수 없다.

    스스키노는 삿포로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음식점과 술집,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밤이 되면 커다란 간판과 네온사인으로 거리가 환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닛카 위스키 간판이다. 수염 난 남자가 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스스키노를 상징하는 사진 명소 중 하나다.

    눈 덮인 정원과 조용한 붉은 벽돌 건물을 보다가 이렇게 화려한 번화가에 오니 같은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랐다. 삿포로는 낮과 밤의 모습이 확실히 다른 도시였다.

    하루 동안 만난 겨울 삿포로

    돌아보면 삿포로에서 보낸 하루는 꽤 바빴다.

    눈 덮인 홋카이도 구 본 청사에서 사진을 찍고, 맥주 박물관에서 오래된 맥주 제조 설비를 구경했다. 따뜻한 수프카레를 먹고, 저녁에는 오도리공원의 일루미네이션을 감상했다. 마지막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삿포로의 야경까지 내려다봤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눈이었다.

    붉은 벽돌 건물 위에도, 공원 나무 위에도,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눈이 쌓여 있었다. 겨울 삿포로의 풍경은 그 눈 덕분에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물론 추웠고, 눈길을 걷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면 그날의 차가운 공기와 반짝이던 거리의 조명이 함께 떠오른다.

    하루라는 시간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겨울 삿포로가 어떤 도시인지 느끼기에는 충분히 인상적인 여행이었다.

     

    여행 팁: 겨울 삿포로는 해가 일찍 지고 눈길 때문에 이동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시내 관광과 모이와산 야경을 하루에 계획한다면 이동 시간에 여유를 두고, 로프웨이 운행 여부와 일루미네이션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