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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족여행 중 하루는 중문과 서귀포 쪽으로 다녔습니다. 여미지식물원에서 시작해서 주상절리를 보고, 정방폭포와 이중섭미술관까지 갔어요.
이날은 제가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장소가 많았습니다.
시험을 위해 외웠던 내용을 실제로 보고, 가족들에게 아는 척도 좀 했어요. ㅎㅎㅎ
그중에는 어릴 때 가족과 왔던 곳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제가 할 이야기가 많은 하루였어요.
여미지식물원, 온실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먼저 여미지식물원에 갔습니다.
여기는 다른 것보다 온실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밖에서 봐도 큰데 안으로 들어가니 볼 게 정말 많았습니다.
선인장도 보고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식물도 구경했습니다.
식물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면서 본 건 아니에요.
그냥 걷다가 신기하게 생긴 게 있으면 멈춰서 보고, 사진도 찍고 그랬습니다.
저는 식물을 아주 좋아해서 식물원만 찾아다니는 사람은 아닌데도 온실은 볼 만했어요.
무엇보다 규모가 커서 금방 보고 나오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온실 밖으로 나오면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넓었습니다.
야자수가 쭉 서 있고 분수도 있어서 천천히 걸어 다니기 좋았어요.
다만 지금까지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걸 하나 고르라면 역시 온실입니다.
바다에서 육각형 돌기둥이 솟아 있는 주상절리
다음으로 주상절리를 보러 갔습니다.
주상절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공부하면서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건 달랐습니다.
바닷가에 검은 돌기둥이 줄지어 있는데 정말 육각형 기둥을 세워놓은 것처럼 보였어요.
자연적으로 저런 모양이 만들어졌다는 게 제일 신기했습니다.
파도가 그 아래로 계속 들어왔다 빠지고, 그 위로 돌기둥이 이어져 있는 모습도 멋있었어요.
주변 풍경도 제가 생각했던 제주와 조금 달랐습니다.
검은 현무암 옆으로 야자수가 보이니까 한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났어요.
제주에 야자수가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닌데 바다와 검은 바위, 야자수가 한꺼번에 보이니 꽤 이국적이었습니다.
여기는 오래 머물러 뭘 하는 곳이라기보다 바다를 보면서 걷고,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 충분했어요.

정방폭포에 가니 어릴 때 방학 숙제가 생각났습니다
서귀포까지 왔으니 폭포 하나는 보고 가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천지연폭포까지 가진 않았고 정방폭포를 선택했어요.
저에게 정방폭포는 처음 가는 곳도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 가족과 제주에 왔을 때 이곳을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방학 숙제로 정방폭포 그림을 그렸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다시 와서 폭포를 보고 있으니 그때 생각이 났어요.
어릴 때 봤던 곳을 커서 다시 가족과 찾아오는 것도 기분이 묘했습니다.
정방폭포는 여전히 예뻤어요.
엄청 웅장해서 압도되는 폭포라기보다 저는 아담하고 예쁜 쪽에 가까웠습니다.
바위 사이로 물이 곧게 떨어지고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제주다운 느낌도 있었고요.
여기서는 제가 공부한 것도 써먹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서귀포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왔다고 전해지는지 설명해 줬어요.
다들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럴 때는 관광통역안내사 공부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ㅎㅎㅎ
시험 볼 때는 외울 게 왜 이렇게 많나 싶었는데 가족여행에서 직접 설명해 주니 공부해 두길 잘했다 싶었어요.
이중섭미술관에 가니 역시 소부터 찾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중섭미술관에 갔습니다.
이중섭 하면 저는 제일 먼저 소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미술관에 들어가서도 자연스럽게 소 그림부터 찾게 되더라고요.
유명한 작품을 실제로 본다는 것도 좋았지만 저는 이중섭이 서귀포에서 머물렀던 곳을 본 게 더 오래 남았습니다.
공간이 정말 작았어요.
이렇게 작은 곳에서 생활했다는 걸 알고 보니 그림만 볼 때와는 느낌이 달리 마음이 아팠어요.
이중섭은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이야기되지만 살아 있을 때는 많이 힘들었다고 하잖아요.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시간도 길었고 생활도 어려웠고요.
그 사람이 머물렀던 공간을 직접 보니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린 사람이 왜 살아 있을 때는 이렇게 힘들어야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만 보고 나왔다면 유명한 미술관 하나를 다녀온 것으로 끝났을 텐데, 살았던 곳까지 같이 보고 나니 이중섭이라는 사람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미지식물원에서 가장 볼 만한 곳은 어디인가요?
저는 온실이 가장 좋았습니다. 규모가 크고 선인장을 비롯해 평소 쉽게 보기 힘든 식물이 많았습니다. 야외에도 산책할 공간이 넓어서 온실만 보고 바로 나오기에는 아까웠어요.
Q. 주상절리와 정방폭포를 하루에 볼 수 있나요?
저희 가족은 같은 날 둘러봤습니다. 주상절리는 중문 쪽에 있고 정방폭포는 서귀포 시내 쪽이라 중문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이동하는 일정에 넣었습니다.
Q. 이중섭미술관과 이중섭이 살았던 곳을 같이 볼 수 있나요?
이중섭미술관 주변에는 이중섭이 서귀포에서 가족과 생활했던 거주지가 남아 있습니다. 저는 미술관과 함께 둘러봤는데 작품만 보는 것보다 화가의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공부했던 제주를 가족에게 설명해 보는 재미
이날은 관광통역안내사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주상절리도 책으로 공부할 때와 직접 바다 앞에서 볼 때가 달랐고, 정방폭포에서는 어릴 때 왔던 기억까지 겹쳤습니다.
특히 가족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제주 이야기를 해주는 게 재미있었어요.
평소 같으면 관광지에 도착해서 사진 찍고 구경하다 다음 장소로 갔을 텐데, 이번에는 제가 조금 아는 게 있으니 자꾸 설명하고 싶더라고요. ㅎㅎㅎ
물론 가족들이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설명했을 때 신기해하면 괜히 뿌듯했어요.
그리고 이중섭미술관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쁜 풍경을 보고 즐기는 곳과 달리 한 사람의 그림과 삶을 같이 보게 되니까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하루 동안 식물원도 가고 바다도 보고 폭포도 봤지만, 마지막에는 그림과 사람 이야기를 보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날이 꽤 좋았습니다.
볼거리만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제가 알고 있던 이야기와 어릴 때 기억까지 끼어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