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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곳은 벳부와 유후인이었습니다.
저는 두 곳 모두 두 번째였습니다. 이미 한 번 가본 곳이라 처음만큼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가족과 같이 가니 또 다르더라고요. 이번에는 아빠 생일을 기념해서 떠난 가족여행이라 관광지를 하나라도 더 보는 것보다 다 같이 먹고, 온천하고, 쉬었던 시간이 더 좋았습니다.
벳부에서 유노하나를 만드는 곳을 보고 지옥온천에서 족욕도 하고, 유후인에서는 긴린코와 상점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온천 료칸이었습니다.
유노하나부터 유후인까지, 다시 가도 좋았습니다
먼저 간 곳은 벳부에서 유노하나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초가지붕처럼 생긴 작은 집들이 모여 있어서 처음에는 옛날 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안에서 온천 증기를 이용해 유노하나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유노하나 자체도 신기했지만 저는 만드는 장소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공장 같은 곳을 생각했는데 초가집 안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는 게 의외였습니다. 주변에서는 온천 특유의 냄새도 나고 수증기도 보여서 벳부에 왔다는 느낌이 확 났습니다.
그다음에는 벳부 지옥을 구경했습니다.
뜨거운 온천수가 올라오고 여기저기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데 왜 이름에 '지옥'이 들어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풍경이라 사진도 꽤 많이 찍었습니다.
족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잠깐 앉아 발을 담갔습니다. 여행하면서 계속 걷다 보면 발이 제일 먼저 피곤해지는데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좋더라고요.
그리고 사이다와 온천달걀도 먹었습니다.
온천에 왔는데 온천달걀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죠.ㅎㅎㅎ 유황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니다가 족욕하고, 온천달걀 먹고, 시원한 사이다까지 마시니 제대로 온천마을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다음은 유후인이었습니다.
긴린코도 저에게는 두 번째였습니다. 다시 봐도 호수 자체는 생각보다 아담했습니다. 그런데 산 아래에 호수가 있고 주변을 천천히 걸을 수 있어서 가족과 산책하기에는 좋았습니다.
긴린코를 보고 상점가도 돌아다녔습니다. 유후인은 목적지를 정해놓고 빨리 걷기보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가 있으면 들어가 보고, 먹을 게 보이면 하나씩 사 먹는 재미가 있는 곳 같습니다.
금상고로케도 먹었습니다. 유명하다는데 안 먹고 지나갈 수는 없잖아요.ㅎㅎㅎ 갓 튀겨 따뜻할 때 먹으니 맛있었습니다.
저는 이미 와봤던 곳이지만 가족과 다시 걸으니 또 좋았습니다. 같은 장소인데도 누구와 같이 왔느냐에 따라 기억에 남는 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유카타 입고 온천, 유유테이에서의 하룻밤
이날 숙소는 코코노에 유유테이였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유카타로 갈아입었는데 그때부터 정말 일본 온천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유카타를 입고 호텔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근처도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가족 모두 유카타 차림으로 밖을 돌아다니는데 괜히 재미있더라고요.
평소에는 이렇게 입고 밖을 돌아다닐 일이 없으니 그 자체가 여행이었습니다.
'아, 진짜 일본에 왔구나.'
이때 제일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유카타를 입은 채로 가이세키 정식을 먹었습니다. 여러 음식이 조금씩 차례대로 나오니 하나씩 맛보는 재미가 있었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 가족끼리 앉아 천천히 먹으니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온천으로 갔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따뜻한 물에 들어가니 몸이 노곤노곤해졌습니다. 관광지를 한 군데 더 보는 것보다 저는 이 시간이 훨씬 좋았습니다.
온천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더니 우리가 없는 사이 잠자리를 전부 깔아놨더라고요.
침대가 아니라 바닥에서 자야 해서 처음에는 허리가 배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요가 워낙 두툼해서 누워보니 바닥이라는 느낌도 거의 없었습니다.
온천까지 하고 몸은 따뜻한데 이불까지 다 깔려 있으니 그냥 들어가서 자면 끝이었습니다.ㅎㅎㅎ
정말 잘 잤습니다.
유유테이에서 뭐가 가장 좋았냐고 하면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유카타 입고 돌아다닌 것부터 가이세키를 먹고, 온천을 하고, 방으로 돌아왔더니 잠자리가 준비되어 있던 것까지.
그 하루 전체가 좋았습니다.
고마츠지옥과 지온노타키, 여행의 마지막
다음 날에는 고마츠지옥으로 갔습니다.
전날 봤던 유노하나 제조지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여기는 나무 데크로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길을 따라 걸으면 됐습니다. 그런데 데크 주변에서는 하얀 증기가 계속 올라오고 유황 냄새도 났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이로 나무 데크를 걷고 있으니 진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지옥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ㅎㅎㅎ
무섭다기보다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냥 산책로를 걷는 건데 주변 풍경이 워낙 독특해서 계속 두리번거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다음으로 간 곳이 지온노타키였습니다.
여기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규모가 아주 큰 폭포는 아니었지만 주변에 나무가 많고 시원해서 잠깐 쉬어가기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물이 두 번에 걸쳐 떨어지는 2단 폭포라 모양부터 독특했습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폭포 물줄기 뒤쪽으로도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당연히 가봤습니다.ㅎㅎㅎ
앞에서 바라보던 폭포를 물줄기 뒤쪽에서 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바로 앞에서 물이 쏟아지는데 그 뒤에 내가 서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물론 물이 튀어서 옷도 조금 젖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지금도 지온노타키를 생각하면 폭포 크기보다 물줄기 뒤에 들어갔다가 젖었던 일이 먼저 생각납니다.
이후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왔습니다.
하카타 포트타워는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보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동장사로 갔습니다.
동장사에서는 큰 불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에는 굉장히 큰 절이라고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동장사 자체가 일본에서 가장 큰 절이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이곳의 후쿠오카대불이 목조 좌불상으로 상당히 큰 규모라 그 설명이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앞에서 보니 정말 컸습니다.
오층탑도 예뻐서 탑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여행 마지막이라 잠깐 보고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한참 구경했습니다.
동장사를 마지막으로 2박 3일 가족여행도 끝났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벳부와 유후인을 가족여행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A. 저는 부모님과 함께 다녀왔는데 좋았습니다. 온천과 족욕처럼 중간에 쉴 수 있는 일정이 있고 유후인도 천천히 걷기 좋아서 가족여행으로 잘 맞았습니다. 다만 이동거리가 있기 때문에 하루에 너무 많은 장소를 넣지 않는 편이 좋았습니다.
Q. 유후인에서는 긴린코만 보면 될까요?
A. 저는 긴린코보다 주변 상점가까지 같이 걷는 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호수를 산책한 뒤 상점을 구경하고 간식을 하나씩 먹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Q. 온천 료칸에서 1박할 만한가요?
A. 저는 다시 간다면 관광지 하나를 줄이더라도 료칸 1박은 넣고 싶습니다. 유카타를 입고 가이세키를 먹고 온천을 한 뒤 바로 쉬는 것까지가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라면 하루 정도 여유 있게 쉬는 일정도 좋았습니다.
두 번째 벳부와 유후인도 좋았습니다
저는 벳부와 유후인이 두 번째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갔을 때처럼 모든 게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 사진을 다시 보고 있으니 관광지보다 다른 장면들이 더 많이 생각났습니다.
가족 모두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니던 것, 가이세키를 먹고 온천에 갔던 것, 방으로 돌아왔더니 이불이 다 깔려 있던 것, 지온노타키 뒤에 들어갔다가 물에 젖었던 것 같은 일들입니다.
같은 곳을 다시 간다고 똑같은 여행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첫 번째 벳부와 유후인에서 뭘 했는지는 이제 많이 가물가물한데 가족과 갔던 두 번째 여행은 이런 사소한 일들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빠 생일을 기념해서 떠난 2박 3일 여행이었으니 다 같이 잘 먹고 온천하고 푹 쉬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벳부와 유후인에 가자고 해도?
저는 갈 것 같습니다.ㅎㅎㅎ
대신 다음에는 관광지를 하나 덜 보고 료칸에서 조금 더 오래 쉬고 싶습니다.
※ 이 글은 제가 직접 다녀온 당시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온천 시설과 관광지의 현재 운영 및 관람 가능 구간은 방문 전 다시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