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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 컨딩 당일치기(백사만·롱판공원·어롼비)

트립 루트500 2026. 9. 16. 15:15

목차


    가오슝 여행 중 하루는 아예 컨딩에 쓰기로 했습니다. 당일치기로는 거리가 제법 있어서 기사님이 운전해 주는 차량을 하루 빌렸는데, 지금 생각해도 굿 초이스였습니다.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았거든요. 조금 덥기는 했지만 한 곳을 보고 차에 타면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쉴 수 있었고,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컨딩 곳곳을 꽤 많이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사님과 언니들 사이에서 하루 종일 통역을 해야 했던 저는 조금 힘들었습니다.ㅎㅎ 지금도 컨딩을 생각하면 관광지 이름보다 파란 하늘과 바다, 초록색 풀, 붉은 흙이 먼저 떠오릅니다.



    백사만부터 사도까지, 바다를 따라 시작한 컨딩

    가장 먼저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백사만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라 꽤 기대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물론 해변은 예뻤지만 영화에서 봤던 장면을 생각하면 뭔가 더 특별할 줄 알았거든요.
    오히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같은 장소를 보고도 우리가 못 보는 걸 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하게 보이는 해변도 화면 속에서는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되니까요.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촨판스(船帆石)도 봤습니다. 바닷가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우뚝 서 있는데 멀리서 보면 사람의 옆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는데 한번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계속 그렇게 보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사도(砂島)에서는 모래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봤습니다. 작은 전시관이 있어 조개와 모래를 볼 수 있었는데, 작은 알갱이 중에는 별 모양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습니다. 제주 우도의 하얀 해변이 잠깐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만들어진 과정은 서로 다르지만, 이곳 역시 보호를 위해 모래를 가지고 나올 수 없어 눈으로만 보고 와야 합니다.

    저는 전시관보다 밖의 산책길이 더 좋았습니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며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천천히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바다가 파랗게 나왔습니다.

    점심에는 해산물을 먹었습니다. 식당 이름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해산물이 신선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바다를 따라 움직이던 날이라 메뉴도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백사만에서 시작해 촨판스와 사도까지 바다를 따라 이동했습니다. 영화 촬영지보다 오히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계속 만났던 컨딩의 해안 풍경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촨판스 - 자세히 보면 사람 얼굴 같다!

    붉은 흙과 파란 바다, 가장 좋았던 롱판공원

    이날 가장 좋았던 곳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롱판공원입니다.

    길을 따라 걸어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아래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바다만 예쁜 게 아니었습니다. 발밑에는 붉은빛이 도는 흙이 있고 주변에는 초록색 풀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너머로 파란 바다가 펼쳐지고 위에는 또 새파란 하늘이 있었습니다.

    붉은 흙과 파란 바다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게 정말 예뻤습니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까지 떠 있어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왔습니다. 지금 오래된 사진을 다시 봐도 이날의 색깔만큼은 정말 선명합니다.

    펑추이사 일대의 해안 풍경을 보며 이동한 뒤에는 어롼비공원으로 갔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대만에 가면 등대를 자주 찾아가게 되는데, 역시 등대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넓은 초록색 잔디 위에 하얀 어롼비등대가 서 있고 그 뒤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사진이 안 예쁘게 나오기가 더 어려운 조합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정말 한참을 놀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조금 걷다가 다시 찍고, 또 다른 곳으로 가서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등대 모양 냉장고 자석도 하나 샀습니다. 작은 날개가 풍차처럼 돌아가는 자석이었는데 귀여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어롼비공원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저는 등대 하나 보고 나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주변을 걷다 보면 풍경이 계속 달라졌습니다. 셔딩자연공원 쪽에서는 커다란 바위 사이로 난 길도 걸었습니다. 바위틈 사이로 갑자기 파란 바다가 보이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넓은 잔디밭에서 등대를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전혀 다른 풍경 속을 걷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많았다면 이 일대에서 훨씬 오래 놀았을 것 같습니다.

     

    요약: 컨딩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은 롱판공원이었습니다. 붉은 흙과 파란 바다가 만나는 풍경이 특히 아름다웠고, 어롼비공원에서는 하얀 등대와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한참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롼비공원 - 등대

    출화에서 헝춘고성까지, 하루를 꽉 채운 당일치기

    바다를 실컷 본 뒤에는 헝춘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출화특별경관구는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게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정말 불이 나고 있었습니다. 누가 일부러 불을 피워놓은 것 같은데 작은 불꽃이 계속 타고 있었습니다. 땅 아래에서 올라오는 천연가스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원리를 듣고 봐도 신기했습니다. "진짜 땅에서 불이 나오네?" 하면서 자꾸 들여다봤습니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헝춘고성에 갔습니다. 이곳에서는 오래된 붉은 성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새빨간 벽돌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지나며 색이 바랜 붉은빛이었습니다.

    헝춘고성은 청나라 때 만들어진 성으로 지금도 네 개의 성문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모든 성벽이 반듯하게 복원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오래되거나 끊어진 부분도 보였고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새것처럼 말끔하게 만들어 놓은 성보다 빛바랜 벽돌을 보고 있으니 정말 오래된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래 돌담이나 오래된 성벽을 좋아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헝춘고성을 마지막으로 다시 가오슝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에 돌아왔으니 하루를 정말 꽉 채워 놀았습니다.

    이렇게 많이 돌아볼 수 있었던 건 기사님이 운전해 주는 차량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대신 기사님과 언니들 사이에서 하루 종일 통역을 해야 해서 저는 은근히 바빴습니다. 어디로 갈지, 얼마나 있을지 이야기할 때마다 중국어와 한국어를 오갔으니 여행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가이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ㅎㅎㅎ

    나중에 같이 일했던 동료는 컨딩에서 1박을 하면서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녔다고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차를 빌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스쿠터나 자전거였다면 더위 때문에라도 이날 본 곳의 반도 못 봤을 것 같습니다.

     

    요약: 출화의 신기한 불꽃과 오래된 헝춘고성까지 보고 가오슝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통역하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기사 포함 차량을 이용한 덕분에 컨딩을 당일치기로도 알차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오슝에서 컨딩 당일치기가 가능한가요?

    A. 저는 아침 일찍 가오슝에서 출발해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기사님이 운전해 주는 차량을 하루 이용했기 때문에 여러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여행하고 싶다면 1박이 좋겠지만, 이동수단을 잘 준비한다면 당일치기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Q. 컨딩은 자전거나 스쿠터로 돌아봐도 괜찮을까요?

    A. 관광지가 서로 떨어져 있고 날씨가 더우면 이동 자체가 꽤 힘들 수 있습니다. 제 동료는 컨딩에서 1박하며 자전거를 이용했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기사 포함 차량을 이용해서 관광지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쉴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Q. 컨딩에서 한 곳만 고른다면 어디가 가장 좋았나요?

    A. 저는 롱판공원이 가장 좋았습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해안도 아름다웠지만 붉은 흙과 초록색 풀, 파란 바다와 하늘이 한꺼번에 보이는 풍경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등대를 좋아한다면 어롼비공원도 빼놓기 아깝습니다.

     

    결론

    컨딩은 특별한 관광지 하나 때문에 기억에 남은 곳은 아닙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촬영지는 생각보다 평범했고, 출화에는 작은 불꽃이 타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장소들을 이어주던 풍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바다가 나타났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또 다른 해안선이 보였습니다. 특히 붉은 흙 위에서 바라본 롱판공원의 파란 바다는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조금 덥고 하루 종일 통역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당일치기로는 정말 알차게 잘 놀았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거의 보이지 않아 더 멀리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다시 대만 남부를 여행한다면 컨딩은 또 가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돌아보고 싶지만, 롱판공원에 도착하면 아마 제일 먼저 그 붉은 흙길부터 다시 찾아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