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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에서 바다와 목장을 실컷 보고 난 뒤에는 속초와 설악산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번 가족여행의 또 다른 목표가 맛있는 것을 많이 먹는 것이었던 만큼 속초시장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오징어순대를 먹으러 갔다가 뜻밖에 엄마의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고, 설악산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저녁에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보고 찾아간 곤드레밥집에서 정말 맛있게 한 끼를 먹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집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춘천까지 들렀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닭갈비를 먹기 위해서였습니다.ㅎㅎ
속초시장부터 설악산 케이블카까지
속초에 왔으니 시장부터 들렀습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강정도 사고 오징어를 비롯한 먹거리도 이것저것 샀습니다. 여행지에 가면 이상하게 시장 구경이 재미있습니다. 꼭 뭘 사지 않아도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가게를 구경하고 처음 보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징어순대를 먹으러 갔습니다. 유명한 오징어순대 골목에 있는 한 집에 들어갔는데 음식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사장님이 글쎄 엄마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분이었습니다. 속초까지 와서 엄마의 동창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멀리도 시집오셨네' 하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그런데 우연한 인연을 빼고도 오징어순대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관광지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을 먹으면 기대만큼은 아닌 경우도 많은데 여기는 다시 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속초에 간다면 그 집부터 다시 찾아가고 싶습니다.
그다음에는 설악산으로 향했습니다. 저희는 긴 등산을 할 생각은 없었고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풍경을 보고 내려와 신흥사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직접 산을 오르지 않아도 높은 곳에서 설악산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가족여행에는 정말 편했습니다.
내려온 뒤에는 신흥사 쪽으로 걸었습니다. 입구의 커다란 불상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컸습니다. 주변에는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도 있어서 잠시 산책했습니다. 울산바위나 비선대까지 갈 생각은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욕심내지 않고 주변만 둘러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여기까지 왔는데 더 가보자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과 여행을 하다 보니 꼭 끝까지 가야 좋은 여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보고, 신흥사를 천천히 걷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백반기행 곤드레밥, 마지막은 춘천 닭갈비
저녁에는 일부러 찾아둔 곤드레밥집으로 갔습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속초 편에 나왔던 곳이라 궁금해서 찾아갔는데,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도 꽤 기억에 남는 한 끼였습니다.
곤드레가 정말 넉넉하게 들어 있었고 함께 나온 반찬들도 맛있었습니다. 여행하면서 이것저것 계속 사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 나물과 밥이 차려진 한 상이 당길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도 맛있게 드셨고 저도 정말 잘 먹었습니다. 방송을 보고 찾아간 식당은 기대가 커서 오히려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집은 찾아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속초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 날에는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춘천에 간 목적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닭갈비를 먹고 싶었습니다.ㅎㅎ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식당에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조금 일렀습니다.
그래서 먼저 소양강 쪽을 둘러봤습니다. 소양강처녀상 주변과 강변을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바다도 보고 산도 봤는데 마지막 날에는 강까지 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마음도 느긋했습니다.
시간이 되자 유명한 닭갈비 골목으로 갔습니다. 그중 한 집에 들어가 닭갈비를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번 여행 마지막 식사라 더 그랬는지 가족 모두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택배도 된다고 해서 번호까지 받아왔을 정도였습니다.
닭갈비를 먹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뒤 드디어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2박 3일 동안 양양과 속초, 설악산을 돌아다니고 마지막에 춘천까지 왔으니 생각해 보면 이동거리가 상당했습니다. 특히 계속 운전한 아빠가 제일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빠가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여행해서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이번 여행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를 몇 군데 봤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헷갈리는데, 가족끼리 같이 먹고 웃었던 일은 이상하게 오래 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과 설악산에 가면 케이블카만 타도 괜찮을까요?
A. 저희는 긴 등산을 하지 않고 케이블카를 탄 뒤 신흥사 주변과 계곡길만 조금 걸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꼭 울산바위나 비선대까지 가지 않아도 설악산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속초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음식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오징어순대와 곤드레밥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오징어순대는 다시 속초에 간다면 또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고, 곤드레밥은 부모님도 만족하셔서 가족 식사로 좋았습니다.
Q. 속초 여행 후 춘천까지 함께 가는 일정은 괜찮나요?
A. 이동 방향과 집으로 돌아가는 동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는 마지막 날 춘천을 들렀습니다. 관광을 많이 넣지 않고 소양강 주변을 잠시 산책하고 닭갈비를 먹는 정도로 잡으니 부담이 크지 않았습니다.
Q. 양양·속초·춘천을 2박 3일에 다니면 너무 바쁘지 않나요?
A.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저희도 아빠가 운전을 많이 해서 그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대신 관광지마다 모든 것을 보려고 하지 않고 케이블카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서 필요한 곳만 둘러봤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여유 있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결론
2박 3일 동안 양양에서 시작해 속초와 설악산을 거쳐 마지막에는 춘천까지 갔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여행이 끝난 뒤 기억나는 건 관광지 이름보다 오징어순대를 먹으러 갔다가 엄마 동창을 만난 일, 양몰이 공연을 보면서 다 같이 신기해했던 일, 맛있는 곤드레밥과 닭갈비를 배부르게 먹었던 순간 같은 것들입니다.
운전을 많이 해야 했던 아빠에게는 조금 힘든 여행이었을 겁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여행해서 좋았다고 하셨고, 저 역시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다시 보니 그때 다 같이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여행을 다시 간다면 일정을 조금 줄일지는 몰라도 낙산비치호텔은 또 가고 싶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봤던 붉은 바다와 일출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결국 여행은 많이 보는 것보다 누구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가 더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