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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산숲에 간 건 사실 숲을 보러 간 것보다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촬영지가 궁금해서였습니다. 대나무숲 사이에 서 있는 돌기둥을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촬영지보다 숲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나무도 멋있었지만 오래된 소나무들이 정말 좋았고, 생각보다 걷기도 편해서 천천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더킹 촬영지 찾아 아홉산숲으로
아홉산숲은 부산 기장 철마 쪽에 있습니다. 부산에 있는 곳이지만 시내에서 출발하니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는 있지만 편한 편은 아니라 저는 차를 가지고 갔습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입구의 돌담이었습니다. 오래된 돌을 쌓아 만든 담 위에 기와가 올라가 있는데 주변 풍경하고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입구부터 흔히 보는 관광지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더 신기했던 건 이곳이 사유지라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이 오랫동안 관리해 온 숲을 지금은 입장료를 받고 개방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가 보면 규모가 꽤 커서 '이 숲을 개인이 관리한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나무뿐 아니라 소나무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대나무숲만 생각하고 갔는데 오히려 이 소나무들이 예상외로 멋졌습니다. 키가 큰 소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나무 하나하나가 정말 잘 가꿔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도 아주 험하지 않습니다. 등산하러 간다기보다는 숲길을 천천히 걷는 정도였습니다. 밥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걷기 딱 좋은 코스였습니다.
부산 시내에서는 생각보다 멀고 대중교통도 편한 편은 아닙니다. 대신 숲에 들어가면 대나무뿐 아니라 오래된 소나무가 많아서 천천히 걸어볼 만합니다. 등산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코스였습니다.

대나무숲, 더킹과 군도 촬영지
그래도 제가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은 역시 대나무숲이었습니다. 아홉산숲 사진에서 자주 보던 곳인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사진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대나무가 정말 빽빽합니다. 길 양쪽으로 높게 솟아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햇빛이 강한 날이었는데도 대나무 사이로 들어가니 그늘이 생겨 걷기도 좋았습니다.
여기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하정우가 연기한 도치와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의 장면이 이 대나무숲에서 촬영됐다고 합니다. 영화를 봤을 때는 촬영지가 부산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왜 이곳을 골랐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대나무가 워낙 빽빽해서 그냥 걷고 있어도 사극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그리고 제가 아홉산숲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 《더 킹: 영원의 군주》 촬영지도 만났습니다. 대나무숲 한가운데 커다란 돌기둥 두 개가 서 있는데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든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드라마에서 봤을 때도 멋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주변 대나무 때문에 분위기가 더 좋았습니다. 저도 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정말 곧 말을 탄 왕이 저 사이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ㅎㅎ
이곳에 다녀온 뒤로 이상한 버릇도 하나 생겼습니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대나무숲만 나오면 '저거 혹시 아홉산숲 아니야?'부터 생각합니다. 알고 보니 《군도》 외에도 여러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더라고요.
촬영지를 빼고 봐도 대나무숲 자체가 충분히 볼 만했습니다. 오히려 작품을 하나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촬영지보다 대숲 자체가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대나무숲이었습니다. 더킹에 나온 돌기둥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사진을 찍기 좋고, 무엇보다 실제 대숲의 규모와 분위기가 사진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관미헌과 구갑죽도 놓치지 말기
대나무숲만 보고 나오기에는 조금 아쉽습니다. 안쪽에는 관미헌이라는 한옥도 있습니다. 저는 처음 봤을 때 강릉 오죽헌이 떠올랐습니다. 화려한 한옥은 아닌데 숲 사이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어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관미헌 앞에는 조금 특이하게 생긴 대나무도 있습니다. 구갑죽이라고 하는데 줄기가 우리가 흔히 보는 대나무처럼 매끈하지 않습니다. 마디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울퉁불퉁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칠 뻔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모양이 정말 독특했습니다. 아홉산숲에 간다면 한번 찾아보세요.
전체적으로 아홉산숲은 뭔가를 계속 찾아다니며 봐야 하는 관광지는 아니었습니다. 소나무도 보고 대나무 사이도 걷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잠깐 멈춰 사진을 찍는 식으로 돌아보는 게 잘 어울립니다.
걷는 길도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가거나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할 곳을 찾을 때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다만 사유지라 입장료가 있다는 점과 교통이 조금 불편하다는 점은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대나무숲만 보고 돌아오기보다는 소나무숲과 관미헌까지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스가 많이 힘들지 않아 가볍게 걷기 좋았습니다.
아홉산숲 가기 전 궁금한 점
Q. 더킹에 나온 촬영지가 맞나요?
네. 대나무숲에 있는 두 개의 커다란 돌기둥이 《더 킹: 영원의 군주》 촬영 때 사용된 조형물입니다.
Q. 어떤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나요?
제가 알고 갔던 작품은 《더 킹: 영원의 군주》였는데,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도 이곳에서 촬영했습니다. 특히 《군도》의 대나무숲 장면을 기억한다면 실제 숲을 걸을 때 훨씬 재미있습니다.
Q. 많이 걸어야 하나요?
제가 걸었을 때는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등산보다는 숲을 산책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Q. 대나무숲 말고 볼 게 있나요?
저는 소나무숲도 정말 좋았습니다. 관미헌과 모양이 독특한 구갑죽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Q. 대중교통으로 가기 편한가요?
갈 수는 있지만 편한 편은 아닙니다. 저도 차로 갔는데 부산 시내에서 생각보다 꽤 멀었습니다.
Q. 입장료가 있나요?
네. 사유지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요금과 운영시간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킹 때문에 갔다가 숲이 좋아진 곳
처음에는 정말 단순하게 더킹 촬영지를 보고 싶어서 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나는 건 돌기둥 하나만이 아닙니다. 입구의 예쁜 돌담도 기억나고, 쭉쭉 뻗은 소나무와 빽빽했던 대나무숲도 생각납니다.
특히 이렇게 큰 숲이 사유지이고 오랫동안 개인이 관리해 왔다는 게 여전히 신기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공원이나 관광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 위치입니다. 부산에 있다고 해서 시내에서 금방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입장료도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기장 쪽에서 한나절 정도 여유가 있다면 저는 다시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뭔가 대단한 체험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숲 사이를 천천히 걷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더킹을 봤다면 돌기둥 가운데 한번 서보세요. 저처럼 사진 찍다가 '여기서 말 타고 나와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