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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엄마와 두 번째 여행 (먹은 것, 본 것, 산 것)

트립 루트500 2026. 9. 9. 21:06

목차


    마쓰야마는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이번에는 엄마와 2박 3일로 짧게 다녀왔습니다. 첫 여행에서 못 했던 것을 해보려고 다시 찾았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또 못 먹은 것, 못 가본 것이 잔뜩 남았습니다. 그래도 두 번째라 유명 관광지를 하나라도 더 보겠다는 욕심은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은 것, 다시 본 곳, 신나게 쇼핑했던 곳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먹은 것|결국 공항 우동이 최고였다

    마쓰야마에 도착한 첫날부터 먹는 것에 욕심을 냈습니다. 엄마가 곱창전골을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모츠나베로 유명하다는 타슈를 찾아갔습니다. 도착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예약하지 않았더니 웨이팅이 거의 한 시간이었습니다. 근처 편의점에서 마실 것과 피로회복제를 사고 시간을 보내다 겨우 들어갔습니다.

    한국어로 먹는 방법도 잘 설명되어 있었고 마지막에는 중화면과 밥까지 넣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입맛에는 너무 짰습니다. 결국 못하는 일본어를 총동원해 물을 달라고 했고, 큰 컵으로 받은 물을 전골에 거의 다 부었는데도 짰습니다.ㅠㅠ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먹던 곱창전골과는 꽤 달랐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 저는 한 번 경험해 본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은 미리 예약해둔 야키니쿠집으로 갔습니다. 직원들이 정말 친절했고 한국어 메뉴도 있어 주문하기 편했습니다. 한국인 손님도 꽤 많았습니다. 고기는 맛있었고 특히 항아리에 담겨 나온 갈비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간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고깃집처럼 채소가 함께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모둠채소를 따로 주문했습니다.

     

    잘 먹기는 했는데 이미 하루 동안 이것저것 먹은 데다 저녁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니 속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번 여행에서 꼭 먹겠다고 생각했던 편의점 푸딩과 스무디, 크림브륄레 아이스크림은 하나도 먹지 못했습니다. 지난번에도 못 먹어서 이번에는 꼭 먹으려고 했는데 또 실패했습니다.ㅠㅠ

     

    마지막 날에는 속이 좋지 않아 원래 가려고 했던 코메다커피 대신 뜨끈한 우동을 먹기로 했습니다. 조금 멀지만 유명한 코토리와 맞은편 아사히까지 걸어갔는데 구글 지도에는 영업 중이라고 되어 있던 두 곳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마침 코토리에서 사람이 나오길래 물어보니 이날은 영업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침도 못 먹은 엄마를 괜히 한참 걷게 한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결국 다시 오카이도 방향으로 걸어오다가 요시노야가 보이자 바로 들어갔습니다. 소고기 나베와 덮밥, 재첩이 들어간 미소된장국 등을 주문했는데 이것도 우리에게는 간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재첩 미소된장국을 먹으니 속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은 것들이 전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도고온천 본관에서 온천을 마치고 나온 뒤에는 병에 든 카페오레를 마셨습니다. 뜨거운 온천 뒤에 마시는 차가운 우유커피가 생각보다 잘 어울렸습니다. 또 마쓰야마성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10 FACTORY에 들러 미캉 소프트아이스크림도 먹었습니다. 달고 상큼해서 걸으면서 먹기 좋았습니다. 말차 모찌가 유명하다는 가게도 찾아갔지만 아쉽게도 매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유난히 먹는 것과 인연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ㅎㅎ

     

    그런데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마쓰야마공항에 도착해 아침에 못 먹었던 우동을 결국 먹기로 했습니다. 공항 1층 마돈나테이에서 마돈나 우동을 주문했는데 이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엄마와 저는 지금도 마쓰야마 이야기를 하면 “공항에서 먹었던 그 우동이 제일 맛있었지?”라고 합니다. 둘 다 속이 좋지 않았는데 따뜻한 국물과 우동을 먹고 나니 신기할 정도로 편해졌습니다. 한 시간 기다린 모츠나베도, 미리 예약한 야키니쿠도 아닌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우동 한 그릇이 이번 여행 최고의 음식이 됐습니다.

     

    요약:
    모츠나베와 야키니쿠는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우리 입맛에는 간이 강했습니다. 도고온천 후 마신 카페오레와 10 FACTORY 미캉 소프트아이스크림은 가볍게 즐기기 좋았고, 가장 만족했던 음식은 의외로 마쓰야마공항 마돈나테이의 우동이었습니다. 코토리나 아사히처럼 작은 유명 식당은 지도 정보와 실제 영업이 다를 수 있으니 방문 당일 영업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 것|두 번째라 다르게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 중 하나는 도고온천 본관이었습니다. 지난번 마쓰야마 여행에서는 별관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본관에서 직접 온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미 도고온천 거리를 본 적이 있으니 관광하듯 바쁘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었습니다. 엄마와 천천히 온천을 하고 나와 카페오레를 마시면서 쉬었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유명한 장소를 확인하는 기분이 컸다면 두 번째에는 정말 온천을 즐기러 온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마쓰야마성에도 다시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는 단풍이 있을 것 같아 기대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아직 거의 물들지 않았습니다. 딱 한 그루 큰 나무만 예쁘게 붉어져 있어 그 앞에서 사진을 실컷 찍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이라 천수각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대신 엄마와 1인 리프트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 자체를 즐겼습니다. 엄마는 처음에는 무섭다고 했지만 막상 타고 나니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마쓰야마성에 처음 간다면 천수각까지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이미 다녀왔다면 우리처럼 성 주변을 천천히 걷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성에서는 뜻밖의 추억도 하나 생겼습니다. 빨간 갑옷을 입은 분 두 명이 서 있었는데 처음에는 유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고 있었는데 제 귀에 “무료데스”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그래서 얼른 “무료데스까?”라고 물었습니다.ㅎㅎ 정말 무료였습니다. 부채까지 하나씩 들려주고 포즈도 알려주면서 엄마와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나니 다른 관광객들도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옷을 입은 분들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정확히 어떤 행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운 좋게 타이밍을 맞춘 것 같습니다.

     

    마쓰야마성에서 내려온 뒤에는 반스이소까지 천천히 걸었습니다. 서양식 건물이 눈에 띄는 곳인데 내부 관람은 유료라 우리는 외관만 둘러봤습니다. 바로 근처에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사카노우에노쿠모 뮤지엄(구름 뮤지엄)도 있습니다. 유리와 콘크리트가 어우러진 외관부터 독특해서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있었고 우리는 무료로 볼 수 있는 공간까지만 잠깐 구경했습니다. 고전적인 분위기의 반스이소와 현대적인 사카노우에노쿠모 뮤지엄이 가까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원래 바이신지도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크게 가고 싶어 하지 않아 과감하게 뺐습니다. 첫 마쓰야마 여행이었다면 계획해둔 곳을 못 가는 것이 아쉬웠을 텐데 두 번째라 그런지 별로 아쉽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여행하면서는 관광지를 하나 더 보는 것보다 힘들지 않게 다니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두 번째 여행이라서 할 수 있었던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요약:
    첫 마쓰야마라면 도고온천과 마쓰야마성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재방문이라면 지난번과 다른 도고온천 시설을 이용하거나 마쓰야마성 천수각을 생략하고 리프트와 주변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았습니다. 반스이소와 사카노우에노쿠모 뮤지엄은 서로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고, 일정이 짧다면 무리해서 근교까지 넣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쇼핑한 것|후지그란과 칼디 첫 방문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는 관광지만큼 쇼핑도 기대했습니다. 숙소는 오카이도에 있는 마쓰야마 도큐 REI 호텔이었는데 당시에는 오카이도 바로 앞이라 정말 편했습니다. 도고온천이나 마쓰야마성으로 이동하기도 좋고 주변에 식당과 쇼핑할 곳도 많았습니다. 객실에는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는 나무 물컵이 있었고(솔직히 이용은 하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어메니티와 커피, 차 등은 로비에서 가져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 어메니티와 연계한 그린코인 제도도 있었는데, 저는 무엇보다 로비에서 커피를 가져다 마실 수 있어서 원 없이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지난 여행에서 못 가본 후지그란 마쓰야마도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칼디와 다이소, 마트까지 있어 엄마와 신나게 쇼핑할 생각으로 갔습니다. 문제는 전차였습니다. 평소 마쓰야마에서는 도고온천, 오카이도, 마쓰야마시역 정도만 오가서 주로 3번이나 5번 전차만 탔는데 후지그란으로 갈 때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했습니다. 오카이도에서 2번 순환선을 타고 미야타초에서 내려걸었고, 돌아올 때는 같은 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도는 1번 순환선을 이용했습니다. 방향이 반대라 처음에는 은근히 헷갈렸습니다. 엄마를 데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갈까 봐 전차를 타기 전 몇 번이나 지도를 확인했습니다.

    칼디는 이번에 처음 제대로 구경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레모네이드와 모카커피, 빵에 발라 먹는 퀸아망 맛 스프레드 등을 샀습니다. 여행 가방 공간이 걱정돼 많이 담지 않았는데 한국에 돌아와 하나씩 먹어보니 다 맛있었습니다. 그제야 더 사올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여행에서는 살 때마다 “가방에 안 들어가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하면서 정작 집에 돌아오면 “왜 하나만 샀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ㅎㅎ

     

    저녁에는 돈키호테에도 들러 필요한 것들을 사고 여행 쇼핑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에는 유명 관광지를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와 마트나 매장을 천천히 구경할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첫 여행에서는 쇼핑할 시간이 아까워 관광지 하나라도 더 보려고 했는데 두 번째 여행에서는 마트에서 처음 보는 과자 하나를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커피를 골라 담는 시간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후지그란 마쓰야마에는 칼디와 다이소, 마트 등이 있어 한 곳에서 쇼핑하기 편했습니다. 오카이도에서 전차를 이용한다면 평소 도고온천 방향으로 갈 때와 노선이 달라 순환선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디에서는 처음 보는 식품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고, 여행 가방에 여유가 있다면 마음에 드는 제품은 하나 정도 더 사도 좋겠다는 것이 돌아와서 든 생각입니다.

     

    Q&A|마쓰야마 2박3일 자유여행

    Q. 마쓰야마 2박 3일이면 충분한가요?
    도고온천과 마쓰야마성, 오카이도 등 시내를 중심으로 여행한다면 2박 3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바이신지나 근교까지 여러 곳을 넣으면 일정이 빠듯해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두 번째 방문이라 관광지를 줄이고 온천과 쇼핑에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Q. 부모님과 마쓰야마 자유여행은 어떤가요?
    저는 엄마와 다니기 좋았습니다. 주요 관광지가 비교적 가까이 있고 시내 전차를 이용할 수 있어 이동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마쓰야마성은 리프트나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훨씬 편합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유명 관광지를 모두 넣기보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넉넉하게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Q. 두 번째 마쓰야마라면 어디를 가볼 만한가요?
    첫 여행에서 도고온천과 마쓰야마성을 봤다면 같은 장소를 조금 다르게 즐겨도 좋습니다. 저희는 지난번과 다른 도고온천 본관을 이용했고, 마쓰야마성에서는 천수각을 생략했습니다. 후지그란에서 쇼핑하거나 반스이소와 사카노우에노쿠모 뮤지엄을 묶어 둘러보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Q. 후지그란 마쓰야마는 관광객이 가볼 만한가요?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마트나 일본 식품 쇼핑을 좋아한다면 재미있습니다. 칼디와 다이소 등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저희는 꽤 오랫동안 구경했습니다. 이미 대표 관광지를 본 재방문 여행자라면 일정에 넣어볼 만합니다.

     

    Q. 마쓰야마공항에서 식사해도 될까요?
    저희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 1층에서 우동을 먹고 국내선 쪽에서 커피까지 마신 뒤 천천히 출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국제선 출국장 안보다 일반구역에 식당과 카페 선택지가 많아 식사를 할 예정이라면 출국 전에 시간을 확보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결론|두 번 가도 아쉬운 마쓰야마

    두 번째 마쓰야마였는데 돌아와서 생각나는 것은 이상하게 못 한 것들입니다. 당고도 또 못 먹었고, 귤주스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습니다. 바이신지도 가지 못했고 편의점에서 그렇게 먹어보겠다던 크림브륄레 아이스크림도 또 실패했습니다. 기대했던 모츠나베는 너무 짰고, 아침부터 찾아간 우동집 두 곳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아쉬움이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첫 여행처럼 관광지를 하나라도 더 보려고 서두르지 않았고, 엄마가 가고 싶지 않다는 곳은 빼버렸습니다. 대신 같이 온천을 하고 마트에서 쇼핑하고, 마쓰야마성에서 리프트를 타고 사진을 찍으며 놀았습니다. 계획에 없었던 갑옷 아저씨들과 사진을 찍은 일이 재미있는 추억이 됐고, 기대하지 않았던 공항 우동이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됐습니다.

    마쓰야마는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도 이상하게 끝난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못 간 곳과 못 먹은 것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와도 벌써 다음에는 당고도 먹고 귤주스도 마시고, 이번에 못 간 곳에도 가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한 번에 유명한 곳을 모두 보고 끝내는 도시보다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는 도시. 저에게 마쓰야마는 그런 여행지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세 번째 마쓰야마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