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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엄마와 스펀·진과스·지우펀을 어떻게 다녀올지가 가장 고민이었습니다. 저 혼자라면 기차와 버스를 타고 다녔겠지만, 엄마와 함께라 이동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리 택시투어를 예약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기도 했고 생각보다 걷는 구간도 많았지만,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에서는 차에 앉아 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사님이 너무 친절해서 아침에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마음이 놓였습니다.
스펀·진과스·지우펀 코스, 실제로 어떻게 돌았나
저는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대만 북부 택시투어를 예약했습니다. 당시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찾던 업체였고, 제가 외국인이라고 하니 영어를 잘하는 기사님으로 배정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중국어를 할 수 있어서 크게 상관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니 영어라도 조금 들리는 편이 더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완전히 모르는 말만 듣는 것과 아는 단어라도 조금 들리는 건 다르니까요.
아침에 기사님을 처음 만났는데 그때부터 마음이 놓였습니다. 굉장히 친절했고 영어도 잘하셨습니다. 설명도 열심히 해주시고, 비가 오니 우산까지 미리 준비해 두셨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어디에만 서면 사진을 찍어주시고, 걷는 모습도 찍고, 엄마와 같이 있는 모습도 계속 찍어주셨습니다.
그때는 '사진을 이렇게까지 많이 찍어주시네'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그날 사진은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나중에는 사진뿐 아니라 영상까지 이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사진을 아주 잘 찍으셨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요. 하하하하...😆그래도 지금 보면 그것까지 좋습니다.
이날 저희 일정은 예류(野柳)를 제외한 스펀(十分)·스펀폭포·진과스(金瓜石)·지우펀(九份) 순이었습니다. 보통 예류까지 포함해서 많이 다니지만 저희는 예류를 뺐습니다. 이미 가본 곳이기도 했고, 엄마와 다니면서 너무 많은 곳을 하루에 넣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예류를 뺀 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 스펀에서는 풍등 날리기 체험을 했습니다. 철길 양쪽으로 풍등 가게가 늘어서 있었고, 기사님이 안내해 준 가게에서 풍등을 하나 골랐습니다.
건강, 행운, 가족 이름까지 생각나는 소원은 다 적었습니다. 엄마와 같이 이것저것 적다 보니 한 면을 채우는 것도 금방이었습니다.
풍등에 막 불을 붙이려는 순간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기차가 들어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사람들이 풍등을 들고 사진을 찍던 바로 그 철길로 진짜 기차가 들어왔습니다. 다들 황급히 옆으로 비켰고 저희도 따라 피했습니다. 지나가는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기차가 지나간 뒤에는 사람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철길 위로 나왔습니다.
저는 풍등을 날린 것보다 오히려 이 장면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스펀에는 소원을 적은 대나무 통도 많이 걸려 있었습니다. 철길과 풍등만 생각하고 갔는데 이런 풍경까지 있어서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흐리고 비도 왔습니다. 처음에는 '하필 오늘 비가 오네' 싶었는데, 지금 사진을 보면 흐린 하늘로 풍등이 하나둘 올라가는 모습도 나름 분위기가 있습니다.
다만 이동하면서 땅에 떨어져 있는 풍등도 봤습니다. 하늘로 올라갈 때는 예뻤지만 결국 어디엔가는 떨어지는구나 싶었습니다. 직접 보고 나니 풍등 체험이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기사님께 떨어진 풍등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는데, 나중에 다 수거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좀 덜 불편했습니다.^^;
예류를 빼면서 시간이 생겨 스펀폭포도 갈 수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걸어야 했습니다. 현수교를 건너고 강을 따라 계속 걸어가야 했는데 비까지 와서 엄마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폭포에 도착하니 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도 많았고 생각보다 훨씬 웅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닭날개 볶음밥을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맛있어 보여서 사려고 했더니 엄마가 "괜찮겠나?"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단 하나만 사서 나눠 먹었습니다.
그런데 맛있었습니다. 결국 둘이서 "하나 더 살걸" 했습니다. 여행에서는 꼭 이런 게 기억에 남습니다. 유명하다는 음식보다 길에서 별생각 없이 하나 사 먹은 게 나중에 더 생각나기도 합니다.
다음은 진과스였습니다.
치탕라오제(祈堂老街)와 취안지탕(勸濟堂) 쪽을 지나 올라갔는데 산비탈에 사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관우를 모신 사당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여행을 가서 사원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여기서도 두 손을 모으고 꽤 오래 기도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옆에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행이 끝난 뒤 사진을 정리하다가 그 모습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뭘 그렇게 오래 빌었을까.'
아마 자식들 잘되게 해달라고 빌었겠지 싶었습니다. 엄마와 여행하면서 남은 사진 중 저는 이런 사진이 좋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웃고 있는 사진도 좋지만, 평소 엄마 모습을 그대로 담은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느낌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황금박물관에도 갔습니다. 커다란 금괴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는데 금값부터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금 채취하는 곳도 구경하고 광부도시락도 먹었습니다. 관광지에서 파는 음식이라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엄마와 이것저것 나눠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도 좋았습니다.
마지막은 지우펀이었습니다.
지우펀에서는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고 골목을 돌아다녔습니다. 낮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어두워지면서 홍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히 아메이차루 주변은 사진에서 많이 봤던 바로 그 지우펀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편하게 걷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우펀까지 왔는데 이 풍경은 보고 가야지' 싶었습니다.
여기서도 기사님이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계속 포즈를 취하는 게 조금 민망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이 남았습니다.
투어 마지막에는 기사님이 전망 좋은 찻집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비를 맞고 걸어 다녀서 둘 다 조금 지쳐 있었는데,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아메이차루와 지우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으니 그제야 하루가 끝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한 곳이라도 더 보는 게 좋은 줄 알았는데 엄마와 여행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관광지 하나를 더 보는 것보다 이렇게 중간중간 앉아서 쉬는 시간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 스펀: 풍등 체험 + 철길 구경 + 스펀폭포
- 진과스: 치탕라오제·취안지탕 → 황금박물관 → 광부도시락
- 지우펀: 땅콩 아이스크림 → 아메이차관 주변 → 전망 찻집에서 휴식
- 예류 제외: 이미 다녀왔다면 다른 코스를 조금 더 여유 있게 볼 수 있음

부모님과 함께라면 택시투어가 편했던 이유
이날 일정을 끝내고 생각해 보니 엄마와 이 코스를 대중교통으로 다녔다면 꽤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택시투어를 하면 걷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펀폭포까지 꽤 걸어야 했고 진과스에도 계단과 오르막이 있었습니다. 지우펀 역시 골목과 계단을 계속 걸어야 합니다.
대신 한 관광지에서 실컷 걷고 나면 다음 장소까지 차 안에서 앉아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게 가장 좋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들고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지 않아도 됐고, 다음 버스가 언제 오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특히 저는 길을 찾아다니는 것 자체는 괜찮지만,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고 있으면 엄마는 제가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모른 채 따라와야 합니다. 제가 좀 길치라 종종 길을 잘못 가는 일이 있는데, 그러면 저도 신경이 쓰이고 엄마도 힘들어집니다.
이번에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었습니다.
차에 타면 기사님이 다음 장소로 데려다주니 저는 엄마와 이야기하거나 그냥 쉬면 됐습니다.
비가 오자 기사님이 준비해 둔 우산을 꺼내주고, 사진도 계속 찍어주고, 관광지에서는 어디를 보면 좋은 지도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할 수 있어서 기사님과 의사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영어까지 잘하셔서 엄마도 훨씬 편해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사님이 친절해서 하루 종일 같이 다녀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저희가 원하는 일정으로 움직여 주시기도 합니다. 일정 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대중교통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기사님과 약속한 전체 일정이 있으니 한 장소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몇 시간씩 머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엄마와 함께한 이번 여행에서는 비용보다 편한 게 더 중요했습니다.
특히 비까지 왔던 이날은 택시투어를 예약하길 정말 잘했다고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만 북부 택시투어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는 게 좋나요?
A. 저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습니다. 당시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던 업체를 이용했고, 외국인이라고 하니 영어가 가능한 기사님을 배정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간다면 예약할 때 가능한 언어와 원하는 코스를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예류를 빼도 괜찮을까요?
A. 저는 예류를 이미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뺐습니다. 덕분에 스펀폭포까지 다녀올 수 있었고 전체 일정도 조금 여유로웠습니다. 처음 대만에 간다면 예류까지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이미 다녀왔다면 굳이 같은 코스를 다시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Q. 비 오는 날에도 풍등을 날릴 수 있나요?
A. 제가 갔던 날에도 비가 왔지만 풍등을 날렸습니다. 다만 비나 바람의 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 현장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오히려 저는 흐린 하늘에 풍등이 올라가는 모습도 나름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Q. 부모님과 가면 많이 힘들까요?
A. 택시를 이용해도 관광지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걷습니다. 특히 스펀폭포와 진과스, 지우펀에는 걷는 구간과 계단이 있습니다. 다만 관광지 사이를 차로 이동하면서 쉴 수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편했습니다.
결론
처음에는 엄마와 편하게 다니려고 선택한 택시투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진을 다시 보면 편했던 것보다 그날 있었던 작은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납니다.
스펀 철길에서 기차가 온다고 황급히 비켜섰던 일, 하나만 샀다가 더 살걸 후회했던 닭날개 볶음밥, 진과스에서 한참 동안 기도하던 엄마, 비 오는 지우펀에서 기사님이 계속 찍어주던 사진까지.
특히 그때는 조금 민망했던 사진들이 지금은 참 고맙습니다.
엄마와 대만 북부를 다시 여행한다면 저는 아마 또 택시투어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하루에 많은 곳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와 여행하는 동안 길과 교통편보다 서로에게 더 신경 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