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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대만 여행에서 온천을 계획할 생각을 처음엔 하지 않았습니다. 야시장, 지우펀, 타이베이101 같은 이름들만 머릿속에 가득했거든요. 그런데 목욕을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게 떠오르자 온천을 일정에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타이베이 근교의 우라이(烏來)에는 산과 강을 바라보며 몸을 담글 수 있는 온천이 있고, 목재 운반용으로 쓰이던 꼬마기차와 폭포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하루가 이번 대만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날이 됐습니다.
볼란도 우라이 독탕, 창밖 풍경이 전부였습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온천 예약을 너무 늦게 알아봤다는 겁니다. 타이베이 온천 하면 신베이터우(新北投)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산속 풍경을 보며 온천할 수 있다는 사진을 보고 우라이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KKday를 통해 볼란도 우라이(Volando Urai Spring Spa & Resort)의 독탕(獨湯), 쉽게 말해 프라이빗 가족탕을 사전 예약했습니다. 공중탕(公衆湯)과 달리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어 엄마와 둘이 피곤한 몸을 풀기에는 너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숙소에서 MRT(타이베이 도시철도)를 타고 신뎬역(新店站)까지 이동한 뒤, 스타벅스 근처 정류장에서 호텔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버스가 타이베이 시내를 벗어날수록 건물 대신 산이 가까워지고 강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풍경을 바라보며 '이미 와 있구나' 싶었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온천이 아니라 돌아가는 셔틀 시간을 예약하는 것이었습니다. 셔틀버스의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 꼭 먼저 돌아가는 셔틀버스 시간을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렇게 12시쯤 독탕 문을 열었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탕 자체가 엄마와 둘이 쓰기에 충분히 컸고, 무엇보다 큰 창 너머로 강물이 흐르고 그 뒤로 산이 이어지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따뜻한 알칼리성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저 앞에는 산과 강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앞서 단수이(淡水) 일정에서 더운 날 엄마를 너무 많이 걷게 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날은 엄마가 따뜻한 물 속에서 편하게 쉬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마음이 풀렸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이용 시간이 처음엔 충분할 것 같았는데, 막상 들어가 있으니 금세 지나갔습니다. 온천을 마치고는 차와 디저트를 먹으며 잠시 쉬었는데 온천의 여운이 너무 강해서인지 디저트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바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앉아서 천천히 쉬었다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엄마와 여행할 때는 이런 여백이 필요하다는 걸, 엄마의 체력이 나와 같지 않다는 걸 또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 볼란도 우라이 접근법: MRT 신뎬역 → 호텔 셔틀버스 이용 (현재도 운행 중, 시간표는 호텔 공식 안내 확인 필요)
- 독탕 예약: KKday 등 예약 플랫폼을 통해 사전 예약 권장 (현장 당일 이용은 불확실)
- 이용 시간: 1회 약 1시간 단위 / 탕 크기는 2~3인이 여유롭게 사용 가능한 수준
- 우라이 온천수 성분: 탄산수소나트륨천으로, 피부에 자극이 적고 보습 효과가 있어 노약자에게도 부담이 적음
우라이 타이처 꼬마기차, 폭포까지 왕복 탑승
온천만 하고 돌아가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거기서 밖으로 나가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텔에서 나와 우라이 폭포 방향으로 걷다 보면 우라이 타이처(烏來台車)를 탈 수 있는 역이 나옵니다. 여기서 타이처란 원래 일제강점기 시절 산에서 벌목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형 궤도 열차라고 했습니다. 이후 관광용으로 전환되어 현재는 우라이역(烏來站)에서 폭포역(瀑布站)까지 약 1.5km 구간을 운행하고 있습니다(출처: TravelKing 대만 관광 정보).
제가 갔던 날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엄마와 저 둘만 기차에 탔습니다. 작은 기차 한 칸을 통째로 전세 낸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기차가 출발하면서 산속으로 조금씩 올라가는 느낌이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이었습니다. 놀이공원의 탈것 같기도 하고, 오래된 산악열차 같기도 했습니다.
걸어서 폭포까지 올라가는 방법도 있는데, 실제로 저도 내려올 때 걸어볼까 잠깐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습도가 높고 이미 걸을 만큼 걸었던 터라 왕복 기차를 선택했습니다. 전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굳이 힘든 길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체력을 아껴야 하루를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폭포역에 내리면 우라이 폭포(烏來瀑布)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산을 따라 길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는데, 아까 온천에서 보던 강과 산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발해 몇 시간 만에 산속에서 폭포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분이 묘했습니다.
폭포를 보고 나서 다시 기차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예약해둔 셔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막상 돌아가려고 하니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시간을 딱 맞춰 정해놓은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간다면 돌아가는 셔틀을 한 시간 정도 늦게 잡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라이 온천 당일치기, 타이베이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A. MRT 신뎬역까지 이동 후 볼란도 우라이 호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총 1시간 내외로 도착합니다. 셔틀 운행 시간표는 호텔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저는 셔틀 덕분에 교통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볼란도 우라이 독탕은 현장에서도 예약이 되나요?
A. 현장 당일 예약이 가능한지는 시기마다 다를 수 있어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KKday 같은 예약 플랫폼에서 사전 예약하는 방법이 확실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고, 저도 미리 예약해두고 간 덕분에 원하는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Q. 우라이 타이처 꼬마기차는 꼭 타야 하나요, 걸어가도 되나요?
A. 걸어서도 폭포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날씨가 습하거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기차를 타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걷는 것이 의미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라이에서 체력을 아껴야 온천과 폭포를 모두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Q. 우라이 온천수는 어떤 성분인가요? 피부에 자극이 있나요?
A. 우라이의 온천수는 탄산수소나트륨천 계열로, 알칼리성이며 피부 자극이 적고 보습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어르신이나 피부가 민감한 분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다만 개인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이용 전 간단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대만 여행에서 관광지를 몇 개 더 보는 것과 엄마가 좋아하는 온천을 하러 일부러 찾아가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여행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우라이는 타이베이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딱 맞는 거리였고, 온천과 꼬마기차와 폭포가 하루 안에 모두 들어간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타이베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관광지 일정에서 하루쯤 빼서 우라이를 천천히 다녀오는 것을 저는 꽤 권하고 싶습니다. 단, 볼란도 우라이 독탕은 사전 예약이 확실하고, 셔틀 귀환 시간은 여유 있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저처럼 아쉬움을 안고 내려오지 않으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