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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여행 (나고야성, 오스상점가, 도쿠가와엔)

트립 루트500 2026. 8. 5. 17:04

목차


    '노잼 도시'라는 말, 저도 출발 전까지는 그냥 믿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고야 시내를 하루 동안 돌아보고 나서는 그 말이 좀 억울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본 3대성 중 하나인 나고야성, 400년 역사의 오스 상점가, 고요한 일본식 정원까지 — 실제로 다녀보니 반나절로는 부족한 도시였습니다.



    나고야성 — '노잼 도시'의 첫인상을 바꾼 곳

    '노잼 도시'라고 불리는 나고야에 일본 3 대 성이 있다는 사실!  나고야성은 구마모토성, 오사카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자주 소개되는 곳입니다. 나고야성은 에도 시대 초기에 지어졌으며, 건설 당시 막대한 황금을 사용해 '금성(金城)'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고 해요. 


    제가 직접 가보니 아쉽게도 내부는 수리 중이었습니다. 들어가지 못한다는 안내판을 보고 순간 허탈했는데, 막상 성 외곽을 걷기 시작하니 어느 정도 아쉬움이 사라졌어요. 제가 갔을 때는 해자에 물이 빠져 있었는데, 해자와 함께, 해자 너머로 바라본 나고야성은 생각보다 훨씬 웅장했습니다. 내부를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대신 성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외관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주말이라 성 안쪽 광장에서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수공예품과 빈티지 소품들을 파는 작은 장이었는데, 저도 생각지도 못했던 프리마켓이라 잠시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나고야성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3월 벚꽃 라이트업인 사쿠라마쓰리(桜まつり), 여름의 요마츠리(よまつり), 가을의 국화 축제 등 연중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성을 둘러보면서 다음에는 벚꽃이 필 때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00엔(한화 약 4,700원)으로,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입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요약: 수리 중이라 내부 관람은 못 했지만, 해자와 함께 바라본 나고야성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고, 봄 벚꽃 시즌 재방문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곳입니다.

     

    오스 상점가 — 배가 고팠다면 더 좋았을 곳

    오스 상점가를 두고 '400년 역사의 아케이드 상점가'라고 소개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맞는 말이더라고요.

    대형 상점가로,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상점과 현대적인 편집숍이 한 골목 안에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상점가에 지붕이 덮여 있어서 비가 오는 날에도 돌아보기 편해 보였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여서 먹거리 천국 앞에서 그냥 지나쳐야 했습니다. 좀 아쉬웠습니다.

    타코야키, 빙수, 버블티 가게들이 줄줄이 보였는데, 배가 부른 상태라 발길이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빙수와 버블티는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 못 먹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길래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개구리 모양 빵으로 유명한 가게였습니다. 유명한 줄 미리 알았더라면 저도 줄을 서봤을 텐데, 모르고 지나친 게 지금 생각해도 아쉽습니다.

    상점가 초입에는 일본 3대 관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스칸논(大須観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이 사찰은 선명한 붉은색 외관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 사찰과 분위기가 꽤 달라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구경했습니다. 역시 이곳에서도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오스 상점가에서 제대로 즐기려면 이런 순서를 추천합니다:

    • 오스칸논 참배로 시작해 상점가 분위기 파악
    • 유명 맛집·길거리 음식 탐방 (빙수, 버블티, 개구리빵 필수)
    • 세리아·빈티지숍 등 쇼핑 구역 탐방
    • 여름 방문 시 세계 코스프레 선수권 대회(World Cosplay Summit) 일정 확인

    오스칸논 입장료는 무료이며,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합니다. 오스 상점가 역시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요약: 배를 비우고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개구리빵·빙수·버블티는 사전에 찾아두고 가세요. 저처럼 모르고 지나치면 후회합니다.

     

    도쿠가와엔 — 조용한 정원, 그러나 비교의 함정

     

    일본 여행에서 일본식 정원(日本庭園)을 빠뜨리는 건 좀 아쉬운 일입니다. 나고야에는 도쿠가와 가문의 저택터에 조성된 도쿠가와엔(徳川園)은 연못과 나무, 돌길이 어우러진 일본식 정원으로 천천히 산책하며 돌아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잘 가꾸어진 연못에는 제 팔뚝보다 굵은 비단잉어(錦鯉)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고, 정원 안 건물에서는 마침 소규모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전 여행지였던 후쿠이의 요코칸 정원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인지, 정원은 분명 훌륭하고 예뻤는데 생각만큼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도쿠가와엔, 미안해! 

    일본식 정원을 좋아하거나 조용히 산책하고 싶은 분이라면 분명히 만족할 만한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날씨가 선선한 봄이나 가을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연간 이용권과 월 정기권까지 판매하고 있다는 것인데, 정기권까지 있는 걸 보니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곳인가 싶었습니다.

     

    요약: 도쿠가와엔은 객관적으로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이지만, 방문 순서와 컨디션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선한 날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는 것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나고야성 내부 관람이 불가능하면 굳이 갈 필요가 있나요?

    A. 내부 수리 기간이 따로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내부보다 해자와 외관을 함께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봄 벚꽃 시즌이라면 외관 관람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고 봅니다.

     

    Q. 오스 상점가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이 있나요?

    A. 개구리빵(かえるまんじゅう)은 현지에서도 줄을 설 만큼 인기 있는 명물입니다. 저는 몰라서 그냥 지나쳤는데, 아는 분들은 다 샀더군요. 빙수와 버블티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방문 전에 먹고 싶은 가게 두세 곳 정도는 미리 찾아두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Q. 나고야 당일치기도 가능한가요?

    A. 도쿄나 오사카에서 신칸센으로 약 1시간 내외면 도착하기 때문에 당일치기 코스로 나고야성, 오스 상점가, 오아시스21을 묶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지브리 파크는 사전 예약이 필수이고, 나가시마 스파랜드처럼 반나절 이상 필요한 시설은 1박 이상을 권장합니다.

     

    Q. 오아시스21과 나고야 TV 타워는 낮에 봐도 괜찮나요?

    A. 낮에도 구조물 자체는 볼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야경이 훨씬 예쁩니다. 저는 차창으로만 지나쳤는데, 그때도 밤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해 질 무렵 TV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나고야 시내 야경을 보고, 내려와서 오아시스21 LED 라이트업을 보는 코스를 다음 방문 때 직접 해볼 계획입니다.

     

    결론

    나고야는 '노잼 도시'라는 별명이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미식 도시로서의 면모, 일본 3대성이라는 역사적 자산, 지브리 파크와 나가시마 스파랜드 같은 테마 시설까지 — 하루에 다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콘텐츠가 촘촘한 도시입니다. 만약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레고 랜드, 나고야항 수족관 등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번에 돌아보니 나고야는 미리 알아보고 갈수록 볼거리와 먹거리가 더 많은 도시인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그때 여기 가볼걸', '그걸 먹어볼걸'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오아시스 21과 TV 타워는 밤에, 오스 상점가는 빈 배로, 개구리빵은 줄을 서서.

    다음에 나고야에 오게 된다면 이 세 가지만큼은 제대로 챙길 생각입니다. 나고야성도 다음에는 벚꽃 피는 계절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