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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 패키지여행 (디셈버호텔, 호핑투어, 소이아일랜드)

트립 루트500 2026. 8. 19. 23:51

목차


    저는 패키지여행을 한동안 외면했습니다. 여행을 사랑하지만 여행 준비까지 마냥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자유여행이 더 알차다는 생각에 직접 숙소 찾고, 식당 고르고, 이동 경로까지 하나하나 짜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TV 홈쇼핑을 보다가 나트랑, 달랏 패키지를 덜컥 예약했습니다. 특전이 너무 괜찮았고 무엇보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편하게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고 보니 일행이 고작 6명이었습니다. 막상 다녀보니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디셈버호텔, 새로 지었다는 4성급 호텔

    밤 비행기를 타고 나트랑에 도착하면 첫날은 사실상 이동과 체크인으로 끝납니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고, 씻고, 짐 풀고 나면 기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방에 들어서니 훨씬 깔끔해서 피곤이 좀 가시는 듯했습니다.

    나트랑에서 묵은 곳은 디셈버호텔이었습니다, 최근에 새로 지은 호텔이고 4성급 호텔이라고 했습니다. 역시 방에 들어가자마자 '어, 꽤 좋은데?' 싶었습니다. 객실은 깨끗했고, 냉장고·샤워가운·체중계까지 기본 어메니티(amenity)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빠짐없이 갖춰져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객실은 시티뷰였지만 앞이 막혀 있지 않아 생각보다 탁 트인 느낌이었고, 헬스장도 있고, 루프탑에는 인피니티풀(Infinity Pool) 형태의 소형 수영장도 있었습니다. 수영장이 크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어보니 제법 예쁘게 나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갔는데 생각보다 먹을 게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쌀국수가 굉장히 맛있어서 든든히 먹었습니다.'베트남은 베트남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든든하게 한 그릇 비우고 나서 호핑투어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 객실 청결도·기본 어메니티 모두 기대 이상
    • 루프탑 인피니티풀 — 규모는 작지만 분위기는 충분
    • 조식 메뉴 다양, 쌀국수가 특히 인상적
    • 시티뷰이나 개방감이 있어 크게 아쉽지 않음
    요약: 디셈버호텔은 새로 지은 호텔답게 청결·어메니티·조식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호핑투어, 스노클링은 별로...

    나트랑은 이 호핑투어가 유명한 도시라 저도 꽤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예쁜 바다에서 물고기를 보며 스노클링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기대와 조금 달랐습니다.

    호텔에서부터 래시가드를 입고 출발했습니다. 이때 홈쇼핑 예약 특전으로 받은 방수가방이 처음으로 제 역할을 했습니다. 갈아입을 옷과 샤워도구를 넣어 두면 물놀이가 끝난 뒤 젖은 래시가드와 신발을 그냥 던져 넣어도 되니, 써보니 생각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처음 받을 때는 ' 이걸 쓸 일이 있겠어'했는데 아주 잘 썼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 좀 실망했습니다. 물이 생각했던 것만큼 맑지 않았고, 알록달록한 물고기가 주변에 가득한 장면은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들어간 위치가 좋지 않았던 건지, 깊이 들어가지 않아서였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같은 일행 중 씨워킹(Sea Walking) 옵션을 선택한 분은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니 물고기와 예쁜 산호가 훨씬 많았다고 했습니다. 

    스노클링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배 위에서 잭프루트를 간식으로 받아먹으며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시간은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그래도 스노클링이 아쉬웠던 거지 호핑투어 자체가 별로였던 건 아닙니다. 배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잭프루트를 먹고 있으니 ' 그래도 여행 왔구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갔던 날의 날씨나 포인트 때문일 수도 있어서 나트랑 스노클링이 원래 이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해본 날은 기대보다 아쉬웠습니다.

     

    요약: 호핑투어의 스노클링은 기대보다 아쉬웠지만, 씨워킹 옵션을 택하면 달라질 수 있고, 방수가방 특전은 실제로 매우 유용했습니다.

     

    소이아일랜드, 사람 없는 해변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호핑투어를 마치고 배를 타고 소이아일랜드로 이동했습니다. 호핑투어의 연장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갔는데, 내려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도착 후 먼저 샤워를 하고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모닝글로리 볶음도 나왔는데 전 베트남에 오면 이건 꼭 먹습니다. 어디서 먹어도 웬만하면 맛있어서 이번에도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반가웠던 건 뜻밖에도 신라면이었습니다. 물놀이하고 나서 먹는 뜨거운 라면이 어찌나 맛있던지! 이날 먹었던 것 중 오히려 라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밥을 먹고 자유시간이 생겨 해변으로 나갔는데, 그때부터 이 섬이 진짜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사람이 없었습니다. 긴 해변을 따라 파라솔과 의자가 늘어서 있었는데, 북적이지 않으니 해먹에 누워도, 바닷가 그네에 앉아 사진을 찍어도 통째로 전세 낸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 빠지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었습니다. 해먹에 누워 있어도 조용하고, 바닷가 그네도 마음껏 탈 수 있어서 그제야 제대로 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에서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것은 정말 귀한 일입니다. 소이아일랜드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고, 이런 해변을 만났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인프라는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샤워장 시설이 아주 좋지는 않았고, 딱히 놀거리가 없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소이아일랜드가 먼저 생각났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 좋아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요약: 소이아일랜드는 한적한 해변과 자유시간이 어우러져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됐습니다.

    소이 아일랜드의 해변 - 사람이 없어 너무 좋았음!

     

    포나가르 사원과 담시장, 패키지의 진짜 장점을 느꼈습니다

    오후에는 호텔에서 잠깐 쉬었다가 포나가르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더위에 약한 저로서는 이 중간 휴식 시간이 없었다면 오후 일정을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일정이 촘촘하게 잘 짜여있었지만 호텔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포나가르 사원은 참파 왕국 시대에 건립된 힌두교 유적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해 줬습니다. 붉은 벽돌로 쌓은 탑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상하게 앙코르와트가 떠올랐습니다. 규모나 모습은 전혀 다른데 오래된 붉은 벽돌 때문인지 비슷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작은 언덕을 가리키며 거기서 사진을 찍어보라고 했습니다. 혼자 왔다면 그냥 지나쳤을 곳입니다. 올라가 보니 사원이 한눈에 들어왔고 사진도 꽤 잘 나왔습니다. 이럴 때는 확실히 '아, 패키지로 오니 이런 건 좋네' 싶었습니다.

    마지막 일정은 담시장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망고 한 팩을 특전으로 받았습니다. 이 여행에서 먹을 걸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시장 근처에서 환전도 했는데, 베트남 돈은 단위가 워낙 커서 처음에는 계산할 때마다 머리가 잠깐씩 멈췄습니다. 가격을 들으면 '그래서 이게 한국돈으로 얼마지?'부터 생각하게 됐습니다. 현지에서는 뒤의 0을 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헷갈렸지만 며칠이 지나니 조금 익숙해졌습니다.

    코끼리 바지와 원피스도 샀습니다. 열심히 흥정해서 하나에 3천 원 정도에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득템까지는 아닌데, 시장에서 흥정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망고젤리도 하나 샀는데 이건 진짜 맛있었습니다.

     

    요약: 포나가르 사원은 가이드 덕분에 더 알차게 봤고, 담시장에서는 VND 환전과 흥정의 재미를 함께 경험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나트랑 호핑투어, 스노클링이 실제로 볼 만한가요?

    A. 제가 직접 들어가 본 경험으로는 기대보다 물의 시야가 맑지 않았고 물고기도 많지 않았습니다. 방문 시즌과 날씨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같이 간 분은 씨워킹을 했는데 깊이 내려가니 물고기가 훨씬 많고 예뻤다고 했습니다. 스노클링만으로는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Q. 나트랑 패키지 6명 소규모 출발, 불편하지 않았나요?

    A. 솔직히 처음에는 걱정했습니다. 특히 패키지에 포함된 쇼핑 일정에서 사람이 너무 적으면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동이 빠르고 식당 대기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편했고, 가이드와의 거리가 가까워 포나가르 사원 같은 곳에서 사진 포인트를 더 세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Q. 베트남 돈(VND) 환전, 현지에서 해도 되나요?

    A. 저는 담시장 근처 큰 보석가게에서 일부 환전했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VND는 단위가 커서 현지에서 금액을 확인할 때 실수하기 쉽습니다. 뒤의 0을 줄여서 말하는 현지 관행 때문에 처음에는 계산이 잘 안 됐습니다. 미리 1만 동 = 약 5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훨씬 쉽습니다.

     

    Q. 홈쇼핑 여행상품 예약 특전, 실제로 쓸 만한가요?

    A. 예약할 때는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특급호텔 특전이 정말 좋았고, 방수가방만큼은 물놀이할 때 진짜 잘 썼습니다. 호핑투어 후 젖은 래시가드와 신발을 그냥 넣을 수 있어서 짐 정리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망고·커피·아이스크림 같은 먹거리 특전도 이동 중 소소하게 도움이 됐습니다. 예약할 때 특전을 꽤 신경쓰는 편인데 이번 여행에서 특전은 아주 잘 썼습니다.

     

    결론

    이번 여행을 즐겁게 다녀옸다고 해서 앞으로 패키지만 이용할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행 준비를 꼼꼼하게 하느라 출발 전부터 지치는 편인 저에게 이번 패키지는 꽤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여전히 자유여행을 좋아하지만, 너무 더운 곳을 여행하거나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때는 패키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했던 스노클링은 조금 아쉬웠고, 별 기대 없이 갔던 소이아일랜드는 오히려 참 좋았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호텔도 만족스러웠고요. 하지만 일행 6명이라는 소규모가 주는 묘한 부담도 있었습니다. 

    여행은 역시 계획한 대로만 기억에 남는 건 아닌가 봅니다. 멋진 관광지보다 물놀이 후 먹었던 신라면 하나가 더 생각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