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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은 꼭 유명 맛집만은 아니었습니다. 기대하고 찾아간 곳은 생각보다 제 입맛에 맞지 않았고, 호텔 앞에서 늘 사람이 많아 눈여겨보던 식당이 오히려 여행 중 가장 맛있는 한 끼가 되기도 했습니다. 유명한 양꼬치집은 가까운 지점의 대기가 너무 길어 일부러 다른 지점까지 찾아갔는데, 음식도 서비스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직접 먹어본 상하이 맛집을 제 입맛 기준으로 정리해 봅니다.
상하이 그랜드마더, 첫 끼의 아쉬움
상하이에 도착해서 처음 먹은 식사는 상하이 라오라오(上海姥姥, Shanghai Grandmother)였습니다. 도착 시간이 점심과 저녁 사이로 애매해서 브레이크타임 없이 갈 수 있고, 호텔에서도 가까운 곳을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홍소육, 수이주러우, 구라오러우, 마파두부, 공심채까지 여러 가지를 푸짐하게 주문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홍소육은 제가 기억하던 맛보다 훨씬 달았습니다. 다른 음식도 전체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고, 그중에서는 매콤한 수이주러우가 제 입에 가장 잘 맞았습니다.
주문할 때는 알리페이와 연동된 자동 번역 메뉴를 봤는데 오히려 더 헷갈렸습니다. 저는 중국어 메뉴를 직접 보는 편이 더 편했습니다.
음식이 거의 다 나온 뒤 주문 내역을 확인해 보니 빠진 메뉴도 하나 있었습니다. 다시 이야기해서 받을 수 있었지만, 여러 메뉴를 한꺼번에 주문한다면 나온 음식과 주문 내역을 한 번씩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음식보다 오히려 인상적이었던 건 서비스였습니다. 예전에 경험했던 중국 식당의 다소 무뚝뚝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직원들이 꽤 친절했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도 중국 식당 서비스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 끼라 기대가 컸던 만큼 음식 맛은 조금 아쉬웠지만, 여행 첫날부터 유명한 식당이라고 꼭 제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우요우시엔, 서비스는 만족
이번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우요우시엔(屋有鲜)이었습니다. 상하이는 게 요리가 유명하고 게를 넣은 샤오롱바오도 많이 알려져 있어서 기대가 컸습니다.
처음 인상은 아주 좋았습니다.
샤오롱바오가 나올 때마다 직원이 어떤 만두인지 하나씩 설명해 줬고, 종류에 따라 찍어 먹는 소스도 각각 다르게 내어줬습니다. 음식만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소스와 함께 먹으면 좋은지까지 알려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맛은 저희 일행에게 꽤 어려웠습니다.
게살이 들어간 메뉴까지는 어느 정도 먹을 수 있었지만 게알과 게 내장이 들어간 샤오롱바오는 생각보다 비린 향이 강했습니다.
평소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친구도 결국 “이건 두 번은 못 먹겠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레몬주스가 오히려 너무 반가웠습니다. 비린 맛을 조금 잡아주는 것 같아서 저희는 레몬주스를 더 달라고 부탁해 계속 마셨습니다.
다들 “우리가 이렇게 촌스러운 건가, 유명한 곳인데 왜 이렇게 못 먹지?” 하며 한참 웃었습니다. 음식 자체보다 그 순간이 지금도 더 기억에 남습니다.
반대로 훈툰은 제 입에 아주 잘 맞았습니다. 다시 방문한다면 게 내장 메뉴를 여러 개 주문하기보다는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주문하고 훈툰도 함께 먹고 싶습니다.
맛은 호불호가 있었지만 직원들이 만두마다 설명해 주고 각기 다른 소스를 준비해 준 서비스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호텔 앞 현지식당이 가장 맛있었다
호텔 바로 앞에는 여행 첫날부터 눈에 들어오는 현지 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외탄복만락(外滩福满乐)이라는 곳이었는데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서 저희끼리 “저기는 맛있는 곳인가 보다” 하며 계속 눈여겨봤습니다. 특히 주말이 되니 대기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원래 이날 저녁에는 훠궈를 먹으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찾아간 식당의 대기시간이 무려 4시간이었습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여행에서 저녁 한 끼를 먹기 위해 4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훠궈를 포기하고 그동안 눈여겨봤던 호텔 앞 식당으로 갔습니다.
저희는 인원이 많아 2층 원형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2층 원형 테이블에 앉을 때는 일정 수 이상의 요리를 주문해야 했는데 정확히 몇 가지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차피 여러 명이 함께 간 거라 이것저것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자 최소 주문 수를 채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다시 한 번 주문한 메뉴도 있었습니다.
상하이 그랜드마더에서 먹었던 홍소육도 여기서 다시 주문했는데 저는 이곳의 음식이 훨씬 입에 잘 맞았습니다.
친구들도 “우리가 한국에서 그리워했던 중국 음식이 이런 맛이었어”라고 했고, 접시도 거의 다 비웠습니다.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닌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한 끼가 호텔 앞에서 매일 지나치며 눈여겨봤던 현지 식당이었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여행지에서 식당을 고를 때 검색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찾는지도 유심히 보게 됐습니다.
2시간 대기 피해 찾아간 양꼬치
마트에 다녀온 뒤 밤에는 헌지우이치엔(很久以前) 양꼬치를 먹으러 갔습니다.
워낙 유명한 양꼬치 체인이라 상하이에도 지점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호텔에서 가까운 지점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지점은 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고 예약 자체가 쉽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결국 조금 멀더라도 대기가 가능한 다른 지점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근처까지는 잘 찾아갔는데 마지막에 식당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골목 주변에서 위치를 확인하다 지나가던 배달 라이더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라이더가 바로 방향을 알려준 덕분에 식당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길을 모를 때 라이더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ㅎㅎ
그리고 조금 멀리까지 찾아간 보람이 충분했습니다.
양꼬치가 맛있는 건 물론이고 같이 주문한 가지, 부추, 옥수수, 연유빵까지 음식이 전부 맛있었습니다.
중국식 양꼬치를 처음 먹어본 친구는 한입 먹고 나서 “이건 계속 생각날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저희도 모두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이날 먹은 음식 가운데 하나만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주문한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모두를 놀라게 한 건 서비스였습니다.
서비스로 오이무침과 디저트가 나왔고, 더워하는 손님에게는 이마에 붙이는 쿨링 패치까지 챙겨줬습니다.
저희 일행 모두 “여기 서비스 정말 좋다”며 감탄했습니다.
호텔 가까운 지점에서 두 시간 이상 기다리지 않고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 선택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상하이에 가도 다시 먹고 싶은 곳을 고른다면 헌지우이치엔은 꼭 넣고 싶습니다.
따후춘, 친구는 이틀 연속 방문
마지막 날 아침에는 호텔에서 1분 정도 거리에 있는 따후춘(大壺春)에 갔습니다.
오픈키친이라 커다란 팬에 셩지엔을 가득 올려 굽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셩지엔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는 진한 또우장과 고기 셩지엔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셩지엔은 바닥 부분은 바삭하고 안에는 뜨거운 육즙이 들어 있어 간단하게 먹는 아침 식사로 좋았습니다. 제 입에는 다른 종류보다 고기 셩지엔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일행 중 한 명의 반응이었습니다.
저희보다 상하이에 이틀 더 남아 있던 친구였는데, 한 번 먹어보고 마음에 들었는지 남은 이틀 동안 아침을 계속 따후춘에서 먹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식당도 많은데 같은 곳을 이틀 연속 다시 찾아갔다는 건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뜻일 겁니다.
저 역시 다시 상하이에 간다면 아침 한 끼 정도는 이곳에서 다시 먹고 싶습니다.
마지막 날에야 먹은 훠궈
둘째 날 4시간 대기 때문에 포기했던 훠궈는 결국 마지막 날에 먹었습니다.
SMP몰 지하에 있는 샨제 라오훠궈(杉姐老火鍋)에 들어갔습니다.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로 주문하는 방식이었는데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서 각자 먹고 싶은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하다 보면 주문할 때 서로 원하는 메뉴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꽤 걸리는데, 각자 휴대폰으로 주문할 수 있으니 편했습니다.
셀프바에서 발견한 샤탕쥐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주 작은 귤인데 당도가 높고 씨도 거의 없어 계속 손이 갔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은 게 조금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메이투안 앱을 이용해 할인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건 비행기 시간이 가까워 훠궈를 제대로 천천히 즐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친구들과 “상하이에서 훠궈 제대로 못 먹었잖아”라는 이야기를 계속했고, 결국 다시 함께 훠궈를 먹으러 갔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훠궈만큼은 비행기 타는 날이 아니라 시간이 넉넉한 날에 먹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하이 그랜드마더에서 어떤 메뉴가 괜찮았나요?
A. 제 입에는 수이주러우가 가장 잘 맞았습니다. 기대했던 홍소육은 생각보다 많이 달았고 다른 음식도 전체적으로는 기대보다 평범했습니다. 다만 직원들은 친절해서 서비스는 만족스러웠습니다.
Q. 우요우시엔 게 샤오롱바오는 많이 비린가요?
A. 저희 일행에게는 게알과 게 내장이 들어간 메뉴의 향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직원이 샤오롱바오마다 설명해 주고 종류에 맞는 소스도 따로 내어주는 등 서비스는 좋았습니다. 게 요리가 부담스럽다면 여러 종류를 조금씩 맛보고 훈툰 같은 다른 메뉴도 함께 주문하는 것을 권합니다.
Q. 상하이 현지식당은 어떻게 골랐나요?
A. 저희가 가장 만족했던 곳은 호텔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여행 내내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서 눈여겨봤고, 주말에는 대기 손님이 아주 많았습니다. 직접 들어가 보니 인원수보다 많은 요리를 주문하고 같은 메뉴를 두 번 주문할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Q. 헌지우이치엔 양꼬치는 기다려서 먹을 만한가요?
A. 저희가 확인한 호텔 근처 지점은 두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해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했습니다. 직접 먹어보니 양꼬치뿐 아니라 가지, 부추, 옥수수, 연유빵까지 모두 맛있었고 서비스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중국식 양꼬치를 처음 먹어본 친구는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Q. 따후춘에서는 무엇을 먹는 게 좋았나요?
A. 제 입에는 고기 셩지엔과 진한 또우장 조합이 가장 좋았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은 한 번 먹은 뒤 남은 이틀 동안 아침마다 다시 방문할 정도로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다시 가도 먹고 싶은 상하이 맛집
2박 3일 동안 먹은 곳을 돌아보면 유명세와 제 만족도가 꼭 비례하지는 않았습니다.
상하이 그랜드마더는 기대보다 음식이 아쉬웠고, 우요우시엔은 서비스는 좋았지만 게 내장 샤오롱바오가 저희 입맛에는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늘 사람이 많아 눈여겨봤던 호텔 앞 식당에서는 인원수보다 많은 요리를 주문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헌지우이치엔은 가까운 지점의 긴 대기를 피해 일부러 다른 지점까지 찾아갔지만 음식과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웠고, 따후춘은 친구가 이틀 연속 찾아갈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시 상하이에 간다면 유명 맛집을 무조건 많이 넣기보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 몇 군데만 정해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식당을 눈여겨보려고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한 끼도 그렇게 만났고, 계획에 없던 선택이 오히려 더 기억에 오래 남았으니까요.